서해 직항로로 평양 도착 예정
31일부터 내달 3일까지 체류
조용필 “남북 교감하는 무대”

정부가 이달 말 평양을 방문할 남측 예술단의 이동수단으로 국적기 항공편 이용 방침을 세움에 따라 미국 측과의 대북 제재 예외 인정을 위한 ‘줄다리기 협의’가 재연될 전망이다.

21일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과 관련, “국적기 항공편을 이용할 계획”이라며 “미국 측과 잘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예술단을 실은 남측 국적기는 지난 5~6일 대북 특별사절단의 방북 당시 공군 2호기가 이용했던 서해 직항로를 통해 평양 순안공항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160여 명으로 구성될 예술단은 오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각 1회씩 공연할 예정이다.

예술단 이동에 국적기를 이용키로 함에 따라 북한 체류 항공기는 180일 이내에 미국에 착륙할 수 없는 내용의 독자 대북 제재를 취하고 있는 미국 정부와의 협의가 불가피하다. 1월 31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의 마식령스키장에서 1박2일간 북한 선수들과 공동훈련을 실시한 남측 선수단이 아시아나항공 전세기를 이용할 때도 한·미는 대북 제재 예외 여부를 놓고 협의를 벌였고, 비행기 이륙 2시간 전에야 미국 측은 해당 전세기편이 대북 제재 예외라고 확인해줬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 방북 예술단도 평창올림픽 행사의 연장선상으로 봐야 한다”며 미국 측의 예외 인정에 기대감을 표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남북 교류와 관련해 대북 제재 저촉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정부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북한 관련 민감 사안은 미국 측과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이미 예술단의 국적기 이용에 관한 우리 입장도 미국 측에 전달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05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 ‘조용필 평양 2005’를 열었던 조용필은 “음악적인 소통은 정서적인 유대감을 주는 힘이 있다”며 “이번 평양 공연도 음악을 통해 남북이 교감하는 따뜻한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두 번째 평양 공연에 나서게 된 소감을 밝혔다. 가수 알리는 “남북이 화합되는 노래를 선사하고 싶다”며 “평양에서 우리 음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기대된다”는 소감을 소속사를 통해 전했다.

박준희·김구철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