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

러시아 피아니즘의 정수를 들려줄 피아니스트들이 올봄 한국 관객들을 맞는다. 러시아 출신 ‘피아노의 여제’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73)와 ‘파워풀한 타건’ 알렉세이 볼로딘(41)이 3월 열리는 내한 무대를 통해 존재감을 내뿜는다.

20세기 정통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보를 잇는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의 첫 내한 무대는 오는 31일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구소련의 일부였던 조지아 트빌리시 출신으로 음악계 거장들을 배출한 모스크바음악원에서 수학했으며, 당대 명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와의 교류를 통해 음악 세계를 발전시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러시아 악파는 서양의 전통과는 매우 다르다. 러시아 음악의 ‘비르투오시티(virtuosity·뛰어난 연주 실력)’가 이에 해당한다”며 “나에게 ‘비르투오시티’는 기술적 어려움이 아니라, 피아노를 완벽히 지배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레온스카야가 첫 한국 공연을 위해 선택한 프로그램은 프란츠 슈베르트다. 그는 슈베르트 초기 작품인 ‘소나타 9번 B장조’와 ‘방랑자 환상곡’을 연주하고 후기의 ‘소나타 18번 G장조’로 끝을 장식한다.

오는 22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을 통해 강렬한 러시아 피아니즘을 선보일 피아니스트는 알렉세이 볼로딘이다. 그는 모스크바음악원에서 엘리소 비르살라제를 사사하고,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호흡을 맞추며 마린스키 극장에서 상주음악가로 활동한 러시아 정통파 피아니스트다. 이번 무대에서 ‘헌정(Dedication)’이라는 타이틀 아래 직접 프로그래밍한 곡들을 들려줄 볼로딘은 1부에서 슈만-리스트 ‘헌정’을 시작으로 슈만이 쇼팽에게 헌정한 ‘크라이슬레리아나’를 연주하며, 2부에서는 쇼팽이 슈만에게 헌정한 ‘발라드 2번’과 리스트가 슈만을 위해 쓴 ‘피아노 소나타 b단조’를 선보인다. 금호아트홀 측은 “볼로딘 특유의, 휘몰아치는 강렬함 속에서 뜨겁게 피어나는 순애보적인 감성이 대비를 이루며 관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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