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檢 판단에 맡길 것”

청와대는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했던 14일에 이어 15일에도 관련 언급을 자제한 채 사태 추이를 주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5일 오전 이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청와대가 개입할 여지도 없고 개입하지 않겠다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검찰 자체 판단과 수사 결과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극도로 말을 아끼는 이유는 자칫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굳이 말을 더해 보수층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치권은 이번 수사의 성격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국민 10명 중 8명이 이 전 대통령을 엄정 수사하라고 하는 등 적폐 청산에 대한 국민의 뜻이 확인됐다”며 “검찰은 엄정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 사건은 이 전 대통령뿐 아니라 형제(이상은 다스 회장)와 아들(이시형 다스 전무) 등 가족 전체가 연루된 전대미문의 ‘가족 게이트’”라며 “여전히 반성 없는 이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해 국민은 실망을 넘어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에서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아니다, 모른다’로 일관하면서 국민을 또다시 실망시켰다”며 “검찰 조사를 통해 확인된 것은 오직 하나,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수사 및 구속 수사의 필요성이다”고 말했다.

반면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은 이날 YTN·CBS 라디오 등에 출연해 “구체적 증거도 없이 전직 대통령을 검찰에 소환한 것부터 아주 잘못됐다”며 “자기 주식이 하나도 없는 다스를 이 전 대통령 것으로 우기는 것은 검찰이 단순히 그렇게 믿고 싶고, 그렇게 추측하는 것뿐”이라고 반발했다. 이 상임고문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불리한 증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그들의 증언은 말이고 생각일 뿐, 구체적인 물증이 아니잖냐”고 했다. 다만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결과를 존중하겠다”며 전날보다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송유근·유민환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