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경제분석기관 보고서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철강 관세 인상을 강행할 경우 일자리 7만 개가 줄어드는 등 자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영국의 민간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미국 제조업 손해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 부과’ 보고서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2조 관세를 예외 없이 적용할 경우 시나리오를 분석해본 결과, 철강 생산 분야의 작은 이득은 철강을 이용하는 다른 분야들의 일자리와 생산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우리는 전체 제조업 일자리가 향후 2년간 적어도 7만 개는 줄어들 것으로 파악했으며, 미국 제조업 전체 가동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관세 부과가 철강 분야에서 1만 개 이하의 새 일자리를 창출하는 반면, 적어도 8만 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 내 철강 자재값을 높여 철강 생산업체들에는 어느 정도 이득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철강을 활용하는 미국 내 다른 제조업체들의 생산비 부담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져 결국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예를 들어 자동차 분야에서는 생산 비용이 4%가량 높아질 것인데, 이는 이 분야의 2016년도 세후 영업이익 전체에 맞먹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제조업 전반에 대한 피해는 철강 생산업체 자체의 편익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불편한 진실을 밝히자면 미국 제조업체 중 철강을 원료로 사용하는 제조업체는 40%에 달하는데, 철강 생산업체는 고작 4%밖에 차지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소탐대실’의 함정에 빠질 것으로 봤다.

미국 외 국가가 이번 조치로 인해 실질적으로 입을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캐나다, 멕시코 등 국가들이 이번 조치 대상국에서 빠질 경우 다른 나라들의 미국에 대한 철강 수출 비중은 매우 적기 때문에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