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대변인 정례브리핑 언급
김정은정권 도덕적 타락성 부각

美 군축대사 “북핵 인정 못한다”
北대사“美의 압박 효과 없을것”

미국이 북한과의 직접대화 조건은 ‘비핵화’라는 입장을 연일 강조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중재에 나선 미·북 대화와 관련,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최근 국제사회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경고하고 나선 상황에서 북한-시리아 무기거래 커넥션을 언급하고 김정은 정권의 비도덕성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27일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전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미·북 대화의 ‘적절한 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의 조건은 비핵화”라고 답변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첫날부터 이 정책을 얘기했다”며 “그것은 최대의 압박일 뿐 아니라 한반도의 비핵화”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 명제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도 동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북한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도 정면으로 맞붙었다. 미국의 로버트 우드 제네바 주재 군축대사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지, 더 고립될지는 북한의 선택에 달렸다”면서 “향후 북한과의 대화 결과는 반드시 비핵화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미국은 북한이 최대한의 대북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도 재차 피력했다. 우드 대사는 “미국은 결코 북한을 핵무장 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니, 북한은 그러한 요구를 그만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대성 제네바 주재 북한 대사는 “미국은 대북제재와 압박이 북한을 위협할 수 없고, 결코 효과가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만 한다”고 맞섰다. 이어 “미국은 남북대화 등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 간섭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날 나워트 대변인은 북한이 시리아에 화학 무기 제조 부품을 제공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와 관련해 “북한은 더욱 절박해질 때 그 범죄 정권에 댈 자금을 벌기 위해 다른 창조적이고 끔찍한 방식을 찾는다”면서 “북한이 물품을 시리아에 판다면, 그 정권의 타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이것이 바로 우리가 비핵화 정책을 굳건히 지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NYT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과 시리아의 화학무기, 탄도미사일 거래 커넥션을 27일 집중 조명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 2012∼2017년 북한에서 시리아로 선박을 통해 탄도미사일 부품 등 최소 40건의 금수품목이 이전됐고, 이 중에는 화학무기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내산성 타일과 밸브, 온도측정기 등이 포함됐다. 북한과 시리아의 화학무기 커넥션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해상봉쇄 및 선박 검색의 근거와 명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세희·김다영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