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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특보, 워싱턴강연 논란
“北인권은 부차적으로 다뤄야”

문정인(사진) 대통령외교안보 특보가 27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미국이 주도하는 “최대의 압박에서 최대의 신중(Maximum Prudence)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문 특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북한 인권탄압 실상 거론에 대해서 “핵 문제에 역점을 둬야 하며, 북한 인권은 부차적 문제로 다뤄야 한다”면서 언급해 논란을 빚고 있다.

문 특보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협의회가 주최한 평화공감포럼 강연에서 “문 대통령은 지금 살얼음판을 딛는 심정일 것으로, 최대의 신중과 같은 자세로 모든 것을 조심조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북한에는 “비핵화를 좀 받고 미국과 대화하라”, 미국에는 “문턱인 전제조건을 낮춰 북한과 대화하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미·북 대화 용의 표명에 대해서도 “원래 북한은 핵 문제를 꺼내면 퇴장하는데 이번에는 거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뭔가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 특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의 압박 전략과 관련해 “북한은 핵무기 폐기를 체제를 전복·붕괴하려는 적대 행위로 본다는 점에서 미국은 북한 문제에서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핵 문제에 모든 걸 집중하고, 민주주의·인권은 부차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1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밝혔던 탈북자 문제 제기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탈북자 면담을 간접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문 특보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련한 군사주권 논란에 대해서도 “한국은 군사주권을 확실히 가지고 있으며, 대통령이 주한미군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국제적 제재 틀 안에서 북한과 협력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우리가 북한에 아동기금을 지원하려는데 미국과 일본의 강력한 반대로 아직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