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집필진들 성명 발표
“올핸 관련내용 교육지침 전달”

관객들, 25일‘미투지지’집회

우리 시대 멘토로 꼽혔던 연출가 이윤택 씨와 오태석 씨의 성폭력 파문 이후 이들의 작품이 내년도 연극 교과서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각종 기관과 정부 사업 지원대상에서도 배제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는 몇몇 개인의 고백으로 촉발됐지만, 점차 피해자와 이들의 동료, 심지어 관객들까지 연대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복수의 성추행·성폭력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이 씨와 오 씨의 작품이 내년 고등학교 연극 교과서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등학교 보통교과 과목 ‘연극’ 분야 교과서 집필진은 이미 배포된 현행 연극 교과서에서 이들의 작품을 빼기는 어렵지만, 내년 개정판에선 삭제할 수 있다고 22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들은 “현재 교육 당국의 입장은 내년 사용할 교과서는 문제의 작가들과 작품들을 삭제한 개정판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미 배포 완료된 교과서에 대해서도 정오(正誤) 수정 내용과 참고로 할 교육지침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오 씨가 속한 극단 목화의 ‘페루 리마 공연예술축제’ 참가를 지원하는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오 씨의 불참을 조건으로 내걸었고, 극단의 또 다른 작품을 지원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취소를 검토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이 씨와 연희단거리패에 그간 지원된 정부의 창작지원금 규모 및 내역을 살펴보고 있다.

한편 미투를 지지하는 연극인들이 뜻을 모아 22일 출범한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은 이날 성명에서 “(연극계의) 권위주의 문화와 위계에 의한 폭력, 그리고 모든 성차별과 성폭력 문제까지 폐단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모이고 연대한다”며 피해자를 위한 상담창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연극·뮤지컬 관객들은 25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모여 성범죄 근절을 위한 미투 지지 집회를 열기로 했다. 관객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트위터 계정 ‘공연계#ME_TOO’는 포털을 통한 사전조사 결과 집회 예상 참가인원이 600명이라고 밝혔다. 관련 인터넷커뮤니티에서는 과거 이 씨의 성폭력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는 스태프의 참여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티켓 취소 인증글’도 이어지고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