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끼리 “펜스 오만·무례
개막식 만찬장 5분 만에 떠나”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의 회담을 추진했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에 대한 비난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의 회담 취소와 대미 비난 강화로 평창동계올림픽을 북·미 대화의 문을 여는 기회로 삼으려던 우리 정부의 기대와 달리 북·미 관계가 평창을 거치며 오히려 더 껄끄러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올림픽정신마저 훼손시킨 미국의 흉악한 실체’라는 글에서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를 계기로 북남관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이것을 눈에 든 가시처럼 여기는 나라가 있으니 다름 아닌 미국”이라며 “얼마 전 올림픽경기대회 참가를 위해 남조선을 행각하였던(찾았던) 미국 부대통령 펜스란 자의 일거일동이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펜스 부통령의 탈북자를 대동한 천안함기념관 방문 등을 거론하며 “미국은 이렇게 함으로써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경기대회장을 반공화국 대결장으로 만들려고 획책하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펜스가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 개막식 전에 진행된 환영 만찬에서 5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 사실과 개막식에서 북남선수들이 공동입장할 때 보여준 비도덕적인 행동으로 하여 세계는 미국의 오만성과 무례무도의 극치를 보게 되였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또 이날 ‘남의 잔치 상을 뒤집어엎으려는 고약한 흉심의 발로’라는 글에서도 “펜스와 아베가 남조선에서 남의 잔치 상을 뒤집어엎을 흉심을 가지고 평화축전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불량배 짓만 골라 하여 물의를 빚어냈다”고 비판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통해 남북관계 복원을 넘어 북·미 대화를 이끌어 내려고 했다. 하지만 북·미 접촉이 불발되면서 올림픽 폐막을 사흘 앞둔 현재 북·미 관계는 이전보다 더 냉랭한 국면에 놓인 모습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