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백악관 메시지’ 뭘까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의 미국 정부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23일 방한하는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전달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오른쪽은 동행하는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의 브리핑 모습. AP UPI자료사진

美 ‘北서 만남 거부’ 공개한 건
제재 강화 명분 쌓기일 수도

北패럴림픽대표단 내달초 訪南
美측 대표단과 접촉할지 주목

靑, 美에 고위급인사 파견 검토
남북정상회담 관련 조율할 듯

문재인 대통령과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의 만찬이 23일 열리고, 3월 초 평창동계패럴림픽 북한 대표단이 방남하는 등 한국, 북한, 미국 간의 평창 외교전 ‘2라운드’가 시작된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회동 불발 이후 탐색 기간을 가졌던 3국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가 예상되는 3월 말~4월 초까지 명분과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치열한 수상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2일 “이방카 고문이 북한 문제와 관련한 어느 정도의 메시지를 낼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방카 고문의 방한을 앞두고 미국에서 펜스 부통령과 김 부부장 간의 회담이 준비됐다는 사실이 공개된 배경에 청와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만남 거부 사실을 선제적으로 밝힘으로써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하는 명분을 쌓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이방카 고문이 오는 26일 미국으로 돌아가면 고위 당국자를 미국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펜스 부통령과 이방카 선임고문의 문 대통령 면담과 북한 움직임 등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정치적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국과의 본격적인 조율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는 판단 때문이다.

북한은 이방카 고문이 참석하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때는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폐막식 참석을 위해 북한 측 인사가 올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파견하기로 합의한 평창동계패럴림픽 대표단을 통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메시지가 다시 전달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는 북한도 자신들이 정상회담을 먼저 제의한 만큼 성사를 위해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 대화를 위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문 대통령은 대북 특사 파견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중요한 분수령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까지 대화 진전을 위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1, 2차에 걸친 평창 외교에도 불구하고 남북, 북·미 관계는 평창 이전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