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밀어주고 쇼트트랙 남자대표팀의 임효준(앞·한국체대)과 김도겸(스포츠토토)이 21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계주 터치 밀어주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한국 男쇼트 5000m 계주
12년만의 금메달 도전나서

밴쿠버땐 銀·소치선 넘어져
7개 대회 출전서 金 2번뿐

스피드 임효준·파워 황대헌…
“4명 시너지땐 충분히 우승”

한국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남자대표팀은 5000m 계주에서 여러 차례 불운에 시달렸다. 여자대표팀처럼 늘 세계 정상권이었지만 유독 동계올림픽에서 흔들렸다.

남자대표팀은 그동안 7차례 동계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금메달을 획득한 건 2번뿐. 1992 알베르빌,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정상에 올랐다. 여자대표팀이 평창동계올림픽까지 7차례 출전해 6번이나 3000m 계주 금메달을 따낸 것에 비하면 결과가 초라했다.

한국은 알베르빌동계올림픽에서 남자계주 첫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1994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에서는 본선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1998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선 채지훈-김동성-이호응-이준환으로 계주팀을 꾸려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2위로 달리면서 추월 기회를 엿보던 한국은 앞서가던 중국 선수가 넘어지면서 함께 뒤엉켜 쓰러졌다. 다시 일어나 열심히 질주했지만 ‘어부지리’로 1위에 오른 캐나다에 이어 은메달에 만족했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에선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10년 만의 금메달 탈환이 무산됐다. 당시 김동성-민룡-이승재-오세종, 그리고 후보로 안현수까지 역대 최강으로 남자계주팀이 꾸려져 여자계주보다도 우승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준결승전에서 마지막 바퀴까지 1위로 달리던 민룡은 미국의 러스티 스미스의 팔꿈치에 밀려 심하게 나동그라졌고, 들것에 실려 나갈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다. 한국은 재경기를 기대했지만, 심판진은 미국의 텃세를 의식해 오히려 한국의 페널티를 선언했다. 그 유명한 ‘안톤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으로 김동성의 1500m 금메달까지 빼앗아 간 게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이었다. 한국은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안현수와 이호석을 앞세워 14년 만에 계주에서 금메달을 탈환했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도 이정수-이호석-곽윤기-성시백으로 구성된 계주팀의 2연패가 유력했다. 그러나 결승에서 상대 팀들의 심한 견제로 2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4위까지 처졌다. 마지막 주자 곽윤기(28·고양시청)가 혼신의 질주를 펼쳤지만 캐나다에 이어 2위에 그쳤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선 미국이 또 발목을 잡았다. 한국은 예선에서 4바퀴를 남기고 1위를 달리고 있어 결승 진출을 눈앞에 뒀다. 그런데 2위이던 미국이 무리하게 파고들다가 선두 이호석과 함께 넘어졌다. 한국은 3∼4위로 달리던 네덜란드와 카자흐스탄이 어부지리로 결승에 진출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홈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불운을 털어버리고 명예를 회복할 좋은 기회. 남자대표팀은 22일 오후 9시부터 펼쳐질 계주 결승에서 12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남자대표팀은 계주 예선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는 등 어느 때보다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와 스피드가 좋은 임효준(22·한국체대),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몸싸움에 능한 황대헌(19·부흥고), 올라운드형 서이라(26·화성시청), 순간 가속도를 활용한 추월 능력이 뛰어난 곽윤기 등 4명이 각기 다른 개성을 갖고 있어 넷의 장점이 잘 조화된다면 금메달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임효준은 “형들이 잘 이끌어줘서 여기까지 왔다”며 “흐름이 정말 좋다. 결승에서 진짜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고 말했다.

박세우 대표팀 코치는 “계주는 대표팀 선수 모두가 욕심내는 종목인 만큼 선수들이 단합하고 집중력 있게 하면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릉 =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끌어주고 쇼트트랙 여자대표팀의 심석희(앞·한국체대)와 최민정(성남시청)이 21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링크를 돌며 몸을 풀고 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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