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십만명 대규모 집회
로하니 “중동서 분열 야기”

시리아 내전이 이스라엘과 미국 대(對) 이란과 러시아의 대립으로 상황이 꼬여가는 가운데 이란이 11일 이슬람 혁명 39주년을 맞아 대규모 반미·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란 국민 수십만 명은 수도 테헤란 등 전국에서 이슬람 혁명 39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란 국민은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등 반미·반이스라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이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테헤란 남부 아자디 광장에서 연설하면서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이란과 중동지역 국가의 내정을 간섭하고 침투해 불안과 분열을 야기하려 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분쇄했다”고 강조했다. 일부 참가자는 성조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피켓, 이스라엘 국기 등을 불태웠다. 로하니 대통령은 최근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관련, “우리 국민의 단결과 통합을 요청한다”며 더 많은 일자리와 나은 경제 상황을 약속했다. 지난 연말부터 올해 1월까지 경제악화 불만으로 촉발돼 전국적으로 일어난 반정부 시위에서는 25명 이상이 숨지고 5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정부군의 대공 무기에 F-16기가 이스라엘 북부에서 격추되자 다마스쿠스 인근의 12곳을 공격하는 36년 만의 최대 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시리아 내전은 반정부군이 시리아민주군과 쿠르드족, 이슬람국가(IS)로 갈라진 상황에서 이란과 러시아가 정부군을, 이스라엘과 미국이 반정부군을 지원하면서 보다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