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우황청심환에 들어가는 콩나물을 대두황권이라고 한다. 심신을 안정시키고 무대공포증을 일시적으로 이완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진 청심환은 이름 그대로 심장을 편안히 해주고 마음을 맑게 해주는 작용을 하는 유명한 한방처방이다. 그런데 청심환의 주요 성분이 콩나물이라고 알게되면 의외로 놀라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분명히 콩나물은 심신의 독을 빼 주면서 뇌를 보호하고 마음을 정화시키는 효능을 갖고 있다.

생육기간이 짧고 재배도 간단하면서 추운 겨울에 채소 대신 집에서 쉽게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콩나물은 값이 싸면서도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한 식품이다.

보통 콩을 발아시킨 것이 콩나물이니 서로 영양소가 같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비타민C 함량은 물론 이소플라본과 아미노산 성분 역시 콩보다 더 콩나물에 더 많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결과다.

네브래스카대학 연구팀에 의하면 콩 자체 내에 충분치 않은 비타민C 함량이 콩을 발아해서 재배하는 동안에 풍부해지는데 보통 1컵 속의 콩나물 속엔 10㎎ 정도의 비타민C가 들어있다고 한다. 참고로 남자는 하루에 90㎎, 여자는 75㎎의 비타민C를 필요로 한다.

활성산소로 인한 독성을 제거하는 데 비타민C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예로부터 콩나물이 겨울철 감기 예방 음식으로 인정받아 온 것도 비타민C의 면역력 향상 기능 때문이다. 동의보감에도 ‘콩나물은 온몸이 무겁고 저리거나 근육과 뼈가 아플 때 치료제로 쓰이고, 염증을 억제하며 열을 제거하는 효과가 뛰어나다’고 기록돼 있다.

식이섬유 역시 콩보다는 콩나물에 더욱 많은데 콩을 발아시켜 재배하는 과정에서 섬유소의 양이 급격히 증가된다. 우리가 콩나물을 씹어 먹을 때 느낄 수 있는 아삭아삭한 식감도 식이섬유와 연관이 깊다.

2014년 전남생물산업진흥원 식품산업연구원 등에서 발표한 초고압 및 효소처리를 통한 콩나물 추출 실험을 한 결과 콩나물 속 이소플라본이 간암 세포에서의 활성산소(산화적 스트레스)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임이 밝혀졌다. 술 마신 다음 날 숙취제거를 위해서 콩나물국 해장을 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셈이다.

또 2009년 경북대 연구에 의하면 콩나물을 16일간 키웠는데 간해독과 숙취제거에 효과적인 아스파라긴 함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다만 수분을 모두 뺀 건조중량은 시간이 갈수록 늘기 때문에 콩나물 재배 6~8일째 되는 날에 먹는 것이 가장 영양학적 가치가 높다고 한다.

아스파라긴은 아스파르트산으로 바뀌기도 하고 옥살아세트산으로 바뀌어 에너지를 만드는 데 일조하지만 뇌신경의 흥분과 감소의 균형을 잡아주는 일도 한다. 아스파라긴은 간과 신장에서의 암모니아 대사에도 일정 부분 관여한다. 콩나물 속에는 그 외에도 글루탐산과 라이신, 그리고 아르기닌 등의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아르기닌은 아스파라긴과 함께 암모니아를 분해하고 배출케 하는 요소 대사에 관여해서 해독작용을 하며,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돕고 스태미나를 높여주는 작용을 한다. 콩나물은 간해독과 스태미나 보강, 뇌신경 활성화 작용을 하면서 항산화 기능을 갖고 있으니 숙취제거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닌 다재다능의 식재료가 될 수 있다. 고혈압과 대장암 등 각종 성인병에도 콩나물은 유익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콩나물에 풍부한 칼륨(100g당 298㎎)은 체내 나트륨을 배설해 고혈압을 예방해준다.

한편 콩나물을 조리할 때 보통 식감이 안 좋고, 모양도 보기 싫다고 해 일일이 뿌리를 제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영양학적으로 보면 이는 잘못된 조리법이다. 일반적으로 콩나물 머리에는 비타민B1이 많고, 몸통에는 비타민C, 뿌리에는 아스파라긴산이 많다. 숙취 해소를 위해서라도 콩나물 뿌리는 같이 먹는 것이 좋다.

빙빙한의원 원장(한의기능영양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