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노로바이러스 감염 추정 환자가 발생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민간안전요원 숙소 정수기에 사용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연합뉴스

바이러스탓 정수기 사용 금지
샤워실 옆 고인 물엔 썩은냄새

식품청결의무 위반 적발된 곳
“첫날 시설 보니 일 터질 예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투입된 민간안전요원들이 머무는 숙소에서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발생했다. 민간안전요원들은 평소 “숙소의 물에서 악취가 났다”고 분통을 터트렸다.(문화일보 2월 2일자 2면 참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5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 호렙오대산청소년수련원에서 민간안전요원들이 설사와 두통을 동반한 복통을 호소했다”며 “강원도 보건환경원 조사결과 선수촌 보안 요원 등 31명(환자 20명·의심자 11명)이 노로바이러스로 추정되는 수인성 전염병 증세를 보여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감염병 확산 방지 조치와 더불어 대체인력으로 인근 군병력을 투입하는 방안 등을 관계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간안전요원은 경기장 출입 보안 검사 등을 맡기 위해 인력파견업체 A사에 고용됐으며 대부분 대학생이다. 투입 초기 4∼6인실 규모의 방에 10여 명이 단체로 머물었다는 민간안전요원들은 “설사병이 돌기 시작했다” “속이 울렁이고 머리가 아프다”며 이상 증세를 호소했다. 노로바이러스가 발생한 해당 숙소는 2014년 세월호 사건이 발생해 국내 단체 수학여행이 대부분 사라진 뒤 3년 이상 제대로 운영되지 않던 곳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중독 예방을 위해 전국 청소년 수련시설, 도시락제조업체 등을 합동 점검하던 2014년 4월 방충·방서시설 미비 등 시설기준 위반 업소로 적발됐던 곳이다. 또 2009년에는 식품취급시설 청결 의무를 위반해 적발됐었다. 평창동계올림픽 민간안전요원이 1000명 이상 머무는 숙소지만 조직위는 위생 관리를 직접 실시하지 않았다.

조직위 관계자는 “A사에서 해당 숙소를 관리하기 때문에 A사가 수질 검사 등 위생 점검을 했고,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 숙소에 머무는 한 민간안전요원은 “정수기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돼 2∼3일 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고 들었다. 물맛이 이상했고 샤워장 물에서도 이상한 냄새가 났다”며 “샤워실이나 변기 옆에 물이 고여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민간안전요원은 “노로바이러스가 잠복 기간이 있다고 해 다들 불안에 떨고 있다”며 “처음 숙소에 왔을 때부터 (시설이 낙후해) 무슨 일이 터질 줄 알았다”고 밝혔다.

평창 보건의료원은 “3일 5명 정도 환자가 발생했는데 2명은 매스꺼움을 느꼈고, 3명은 설사 증세가 있어서 진부면 소재 내과에서 진료를 받고 증세가 호전됐다”며 “3명은 검체를 채취해 확인 중이고 4일 병원을 찾은 24명은 증세가 심하지 않지만, 예방 차원에서 강릉에 있는 병원에서 진료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식중독 확산 방지를 위해 질병관리본부 및 개최도시가 공동으로 시설과 장비에 대한 소독을 진행해 감염의 확산을 차단하고 의무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키로 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