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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후 첫 연두교서

제네바합의 - 9·19성명 겨냥
“美를 위험에 처하게 한 실수”
‘무조건 대화 않겠다’ 재확인

韓美FTA·NAFTA도 언급
“일자리 앗아가 美번영 박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취임 이후 첫 연두교서에서 ‘미국 우선주의’와 ‘힘을 통한 평화’라는 양대 정책 기조를 재천명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7차례나 북한을 언급했고, 북한을 “타락하고 잔혹하며 무모한” 정권이라고 규정하면서 ‘최대의 압박’ 작전을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대북제재와 억지력을 바탕으로 한 ‘최대의 압박’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 과거 빌 클린턴·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각각 북한과 맺은 ‘제네바 합의’와 ‘9·19 공동성명’ 합의를 겨냥, “우리를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한 실수”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안주와 양보는 침략과 도발만을 초래했다”는 발언은 과거의 무조건적 대북 대화·협상과의 결별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핵무기 현대화 추진을 언급하면서 국방예산 증액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국방부도 지난 19일 신방위전략 보고서에서 국방예산 증액을 예고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탈북자들의 “자유에 대한 갈망은 미국이 건국 이래 추구해온 갈망과 같다”고 밝힌 것은 향후 북한 자유화 운동을 지원하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항복의 시대는 끝났다”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다시 한 번 천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겨냥해 “미국의 번영을 박탈하고, 우리 기업과 일자리를 앗아간 불공정한 무역 협정으로, 나쁜 협정은 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한·미 FTA와 NAFTA를 “재앙”이라고 표현했던 데에서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한·미 FTA 개정 협상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무역 규정 강제를 통해 미국 노동자와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적 무역 규제도 예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 모두는 한 팀, 한 국민, 한 미국 가족으로서 함께해야 한다”며 초당파적 단합을 강조했지만 대내적으로는 상당한 반발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에 야당인 민주당 의원 10여 명이 참석하지 않았고, 최고령 대법관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여·85) 대법관도 이날 불참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트럼프 내각 인사들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특별손님 15명과 함께 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했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초대한 특별손님은 지난해 12월 시행된 감세정책의 수혜자, 갱단 ‘MS-13’에 의해 살해된 소녀들의 유가족, 멕시코 접경인 뉴멕시코주에서 마약과의 전쟁 도중 피격으로 부상한 경찰, 지난해 허리케인 ‘하비’ 수재 당시 활약한 인명구조 자원봉사자 등이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