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脫北’ 지성호 언급… “北 사악한 본성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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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향한 인간정신의 증거”

北고문 당한 웜비어도 거론
유족에 “우릴 고무시키는 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취임 후 첫 연두교서에서 북한 꽃제비 출신의 탈북장애인 지성호(36·사진) 씨와 지난해 북한에서 체포·감금됐다가 본국 송환 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직접 언급하며 북한 정권의 인권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의 사악한 본성을 보여주는 사람은 바로 지성호”라며 “지성호는 1996년 북한의 굶주린 어린아이였으며, 음식과 바꾸기 위해 석탄을 훔치다 사고로 두 다리와 왼쪽 팔을 잃었다”며 “그의 아버지는 탈북을 시도하다 잡혀 고문으로 사망했고, 그는 가까스로 서울로 탈출해 살면서 북한 정권의 실상을 알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성호의 이야기는 자유를 향한 모든 인간 정신의 외침의 증거이고, 250년 전 아메리카라는 특별한 지역을 탄생시킨 것과 같은 외침이었다”면서 “그들은 스스로를 통치했고, 자신의 운명을 정했으며, 함께 세계를 밝혔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지 씨는 현재 남북대학생 및 청년들로 구성된 북한인권단체 나우(NAUH)의 대표다. 그는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나 14세 때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기차에서 석탄을 훔쳐 파는 일을 하다 사고를 당해 팔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후 목발을 짚고 1만㎞를 걸어 태국 대사관으로 탈북을 시도, 한국에 정착해 의수와 의족을 지원받고 새 삶을 찾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를 언급하며 “그는 열심히 공부하는 버지니아주립대 학생이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는 이어 “오토의 부모와 형제자매들이 지금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며 “당신들은 우리를 위협하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증인이며, 우리를 고무시키는 힘이다. 오늘 밤 우리는 존경으로 오토를 기억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었던 웜비어는 2016년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같은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돼 있다 지난해 6월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송환된 지 엿새 만에 숨졌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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