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가 발 빠르게 변해가는 양상이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이후로 남북관계가 급랭했다. 즉 2016년 이후 최근 잇따른 핵실험과 수십 차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부정적인 남북관계는 많았지만 긍정적인 관계는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얼어붙어 있었다. 그러나 2018년 1월 1일 북한 신년사 발표 이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해빙 무드가 조성되고 남북관계가 급반전되고 있다. 어쨌든 올해 2월 9일 평창동계올림픽이 시작될 때 북한과 우리가 한팀이 돼 참가하게 된다면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우리 국민 모두는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함으로써 남북한 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이에 반해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는 위협을 느끼게 하고 있다.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고 말했고 “이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알아야”라는 표현을 추가했다. 한마디로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이와 관련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2018년 북한 신년사는 한·미 관계를 멀어지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러한 위협이 외관상으로는 미국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우리를 향한 메시지라고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한반도에서의 안보문제는 한·미를 분리해서 논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최소한 3축이 갖춰지는 2020년 전반까지는 물론, 위협세력이 존재하는 한 한·미 동맹은 더욱 돈독해져야 한다.

이처럼 2018년에 들어와 북한은 우리와 미국을 대하는 방식에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지금까지 남북관계를 분석해보면 북한이 공세 지향의 대남관계를 위해 화전(和戰) 양면 전략의 화(和) 전략을 구사할 때가 많았다. 국면 전환을 위해 한시적으로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다고 볼 수도 있다. 즉 유엔의 대북제재 2375호로 유류의 30% 유입 제한, 섬유수출 및 노동자 해외 외화벌이 차단 등의 제재와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얄팍한 속셈이 아니기를 바란다.

이준희·한국군사문제연구원 북한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