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공공기관 주차장 360곳 폐쇄 15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으로 서울시가 대중교통 무료 이용 조치와 함께 공공기관 주차장 360여 곳을 전면 폐쇄한 가운데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서울 종로구청 앞을 지나가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 미세먼지 저감조치 현장 혼선

제대로 고지 안돼 우왕좌왕
“깜빡했다” 짝수 차량 활보
주차장 전면 폐쇄에 불편도

미세먼지로 인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령된 15일 서울·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와 대중교통 무료 이용 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공무원과 시민들로 인해 적잖은 혼란을 겪었다. 환경부와 서울시는 전날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발령하면서 서울시 내 공공기관 360개소 주차장이 전면 폐쇄되고, 행정·공공기관 소속 임직원 52만7000명에 대해 차량 2부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조치는 서울·경기·인천 모든 지역이 16시간(00시∼16시) 동안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50㎍/㎥)으로 관측되고, 다음 날에도 ‘나쁨’으로 예보될 경우 발령된다.

환경부와 서울시의 발표에도, 저감 조치가 시행된 15일 오전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공무원과 시민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오전 7시, 서울 삼성동 강남구청 주차장 입구에는 차량 2부제 시행과 주차장 통제 여부를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되지 않아 민원인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오전 8시쯤에는 차량 2부제로 운행 금지된 짝수 번호인 검은색 차량이 강남구청 주차장에 들어 왔다. 취재진이 신분을 묻자 강남구청 공무원이라고 소개한 운전자는 “집이 경기도라 거리가 너무 멀어 차를 몰고 왔다”며 “(차량 2부제인 걸) 깜빡했다”고 해명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새벽에 비도 왔고, 입구에 설치된 미세먼지 신호등도 파란색으로 바뀌어 있어 담당 공무원들이 (차량 통제를) 시행할지 자체 회의 중이었다”며 엉뚱한 해명만 늘어놨다.

정부서울청사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전 7시쯤 청사 정문 앞에 운행 금지된 차량 3대가 연이어 진입했다. 정문 앞에 ‘차량 2부제 시행’ 표지판이 무색할 만큼 이들 차량은 거침없이 청사로 들어섰다. 이후에도 청사 안으로 번호판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과 짝수인 차량이 뒤엉켜 진입했고, 제재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처음 발령됐지만, 당시에는 토요일이어서 큰 혼란이 없었다”며 “이번에 나타난 문제점은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의해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완·김성훈·조재연·이희권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