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도착… 오늘 자정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미 대선 당시부터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는 협정’이라고 비판해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개정협상이 5일 미국에서 시작한다. 첫 협상인 만큼 양측은 탐색전을 벌일 전망이지만,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첨예한 의견 대립이 예상된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을 수석대표로 한 한국 협상단과 마이클 비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이끄는 미국 협상단은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6일 자정)부터 워싱턴 USTR 청사에서 한·미 FTA 개정협상을 시작한다. 유 국장은 4일 워싱턴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서 이익의 균형을 이루면서 우리의 국익을 반영할 수 있는 협상을 하겠다”고 첫 실무 협상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관해서는 미국은 무역적자가 큰 자동차의 비관세장벽 해소와 자동차·철강의 원산지 기준 강화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유 국장은 “무역수지 적자 해소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동차 등 대표적 (적자) 품목들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정부가 여러 차례 ‘레드라인’이라고 밝힌 농축산물 시장에 대해 미국이 개방을 요구할지도 주목된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이익균형의 원칙에 따라 미국 측의 요구에 상응하는 요구를 관철하고 농축산물 등 민감한 시장을 보호할 방침이다. 또 한·미 FTA의 대표적 독소 조항으로 꼽혀온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개선과 국내 농축산업계가 요구한 미국산 쇠고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기준 완화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유 국장은 “어떤 쟁점이 나오든 미국이 요구하는 만큼 상응하는 요구를 하면서 균형을 갖춰 국익에 최선이 되는 협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워싱턴=신보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