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기울어진 운동장’
세대교체 위해 개선 시급

2018년 6·13 지방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15일부터 공직선거법에 기반을 둔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불법 선거운동 감시와 선거 관리가 본격화한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도 선거법 개정 미비로 정치 신인보다는 ‘현역’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치러지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일 180일 전인 15일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화환, 간판, 현수막 등을 설치하거나 배부하는 행위가 일체 금지된다. 이는 현역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을 비롯해 입후보 예비자 등 모두에게 적용되는 선거법 조항이다.

그러나 워낙 예외 조항이 많다 보니 이른바 ‘현역 프리미엄’은 여전히 막강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현행 선거법은 정당이 정강이나 정책 구호 등 정당의 홍보에 필요한 사항과 해당 정당명을 게재한 현수막을 설치하는 행위는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이는 현역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의 업적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정치 신인을 비롯한 비현역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지자체장의 경우 업적 등을 알리기 위한 홍보물을 발행하거나 배부할 수 없지만, 자치단체에서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홍보물을 통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간접 홍보를 할 수 있다. 직원 직무 교육이나 강연 등 선거와 무관해 보이는 행사 역시 지자체장의 간접 홍보를 위한 장으로 활용된다.

출마 예정인 현역 의원들도 선거일 90일 전까지 의정보고회나 의정보고서 배부 등과 같이 자신을 공식적으로 알리고 홍보할 수 있는 의정보고 활동을 할 수 있다.

지역 사무실을 통한 홍보도 현역과 비현역의 차별로 이어진다. 현역 의원 등은 지역구에 공식 사무실을 운영할 수 있지만, 비현역은 그렇지 못하다. 현역들 역시 해당 사무실을 선거운동 공간으로 활용할 수는 없지만, 간판과 현수막 등을 이용한 홍보가 선거운동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비현역 출마 예정자는 “가뜩이나 지방선거에선 인지도가 중요한데, 정치 신인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장병철·박효목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