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해킹 쫓는 전문가들
“北, 사회시스템 마비 노리더니
이젠 돈벌이가 해킹 주된 목적”

가상화폐의 대표 격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북한의 해커들이 금전적 이득을 위해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을 노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현재 김정은 정권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로 고통을 받고 있는 상태다.

해커스 워킹 그룹 허미트 킹덤에서 일하고 있는 애슐리 셴 독립 보안 연구원은 12일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투자자뿐 아니라 해커들에게도 매우 매력적”이라며 “디지털 화폐는 물리적 통화보다 더 쉽게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셴 연구원 등은 북한이 지원을 하고 있는 알려진 해킹 그룹인 라자루스, 블루노로프, 안달리엘 등의 행적과 한국·유럽 등의 은행, ATM(현금자동입출금기) 회사, 비트코인 거래소 등에 가해진 해킹 공격에 대해 추적하고 있는 상태다. 셴 연구원은 “사이버 공격은 대개 기밀 정보를 얻기 위해 행해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화폐를 얻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해킹 시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은 비트코인 가격이 점점 상승하고 있어 좋은 투자가 될 수 있다고 해킹 그룹들이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셴 연구원은 지적했다.

한국의 한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익명의 연구원은 “재정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북한과 관련된 해킹 그룹이 비트코인 해킹 공격을 점점 늘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과 수년 전만 해도 해킹 공격의 주된 목적은 사회 시스템 마비였으나 최근 들어선 돈을 위해 해킹에 나서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보안회사 파이어아이는 지난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과 연관돼 있는 해커들이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적어도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3곳으로부터 비트코인을 훔쳤다고 밝힌 바 있다.

파이어아이는 당시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해커들이 국제사회 제재를 회피하고 체제 유지를 위한 자금 확보 목적으로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를 훔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