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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안업체, 모바일 앱 분석
10개 중 9개가 해킹에 취약
국내 최대 빗썸도 위험 수준

가상화폐 해킹 불가능한데
거래소 매주 보안사고 발생

세계 2위 거래소 공격 당해

다운로드 수 10만 회를 넘은 가상화폐 관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90%는 높은 보안 리스크(위험)에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비트코인 거래소 해킹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같은 리스크가 투자자 손해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보안 업체 하이테크 브리지(High-Tech Bridge)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 수 10만을 넘는 상위 30개 가상화폐 앱 중 90%가 적어도 2개 이상의 고(高)위험성 취약점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3개 이상의 중(中)위험성 취약점을 가진 앱은 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모바일 앱의 보안 취약점을 이용한 해킹이 이뤄질 경우 현재 과열로 판단되는 가상화폐 시장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큰 손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거의 매주 새로운 가상화폐 거래소 보안 사고가 발생해 가상화폐를 맡긴 수백만 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폐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술은 일정한 서버를 두지 않고 참여자 모두가 공동으로 거래 내역 등 장부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가상화폐 자체를 해킹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상화폐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가진 거래 정보를 일일이 조작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블록체인이 아닌 보통의 서버로 운영되는 가상화폐 거래소의 보안이다. 사용자 계정을 가로채 거래 정보를 입력하는 단계에서 해킹이 이뤄지면 막을 수 없다. 위조 불가능한 화폐를 발명했지만, 보관하는 은행이 현금을 도난당하는 것은 막지 못한다는 얘기다.

보고서를 발표한 하이테크 브리지가 분석에 활용한 앱 보안성 점검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의 모바일 앱을 점검한 결과, 5개의 보안 취약성 경고와 낮은 수준의 리스크 요인 3개가 발견됐다. 빗썸 앱은 현재 50만 회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적인 가상화폐 거래소들 역시 해킹을 당하거나 접속 장애를 빚으면서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12일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 2위 규모로 알려진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피넥스(Bitfinex)는 이날 트위터에 “현재 강력한 디도스 공격을 받고 있으며,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도 다운됐다”고 밝혔다. 디도스(DDoS)란 인터넷에서 흔히 쓰이는 해킹 공격으로, 특정 웹사이트에 침투해 바이러스를 심어 데이터를 처리하지 못하도록 마비시키는 방식이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