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전달안했다”던 외교부
3시간후 “전달했다” 오락가락
국방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지난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이 조속한 시일 내 양국 군사 당국 간 대화 개최 의사를 우리 외교부에 전달한 가운데, 외교·안보 라인 간에 아직 명확한 입장 정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오전 7시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서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는 아직 (국방부에) 전달하는 내용을 결재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윤 차관보는 다만 “양 부처 장관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나 국무회의 등을 계기로 만나 직접 이야기를 나눴을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여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이 직접 소통했을 가능성을 남겨뒀다.

같은 시각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주 금요일에 이어 오늘도 한·중 군사 대화는 현재 상태에서 아무런 계획이 없다”며 외교부로부터 군사 회담 요청이 왔느냐는 질문에도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3시간여 지난 오전 10시 50분 외교부 당국자는 다시 “지난주 금요일 국장급 결재 라인을 통해 국방부에 관련 내용을 문서로 전달했다”며 “차관보의 경우 외교장관 회담 현장에 있었던 만큼 따로 보고하지 않고 동북아 국장 선에서 정리해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거듭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외교부가) 무엇을 근거로 (중국의 회담 재개 요청 여부를) 이야기했는지 더 파악해봐야겠지만 한·중 정상회담 전까지는 군사 회담이 당장 시급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외교부 차원에서도 이를 위해 충분한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지난 23일 정부 고위당국자는 베이징에서 특파원들을 상대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방중 결과를 설명하며 “중국이 군사 협의를 조속히 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귀국하면 국방부에 전달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유진·정충신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