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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비정규직=나쁜 일자리’깨져
“불합리한 차별해소 집중해야”

비정규직을 선택한 근로자의 절반 이상은 자발적으로 선택했으며 ‘만족스러운 근로조건’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을 위해선 획일적인 정규직화보다는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지난해 8월 내놓은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 중 53.1%는 자발적으로 현재 일자리를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은 비정규직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만족스러운 근로조건’(50.3%)을 꼽았다.

조사 결과 임금 역시 반드시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높지 않았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8월 조사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원자료’에 따르면 대기업 비정규직의 월 평균 임금이 258만8000원으로, 중소기업 정규직(256만1000원)보다 높았다.

‘비정규직= 나쁜 일자리’란 인식과는 거리가 먼 셈이다. 학계에서는 이에 대해 무분별하게 비정규직 개념을 사용해 온 때문으로 보고 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이 아니란 점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단어일 뿐 공식적으로 정의된 개념이 아닌데도 노동계는 정규직 중에서도 상용직 근로자 외에는 모두 비정규직으로 구분한다. 특히 기간제, 파견, 일용 근로자뿐만 아니라 시간제(파트타임), 청소·경비 등 용역 근로자까지 비정규직으로 간주하고 있다.

반면 외국은 우리나라보다 비정규직 범위가 훨씬 좁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고용의 한시성’을 기준으로 임시직 근로자만을 비정규직으로 본다. 일본은 1년 미만 기간제, 캐나다는 종료일이 정해진 경우, 영국·프랑스 등 유럽연합(EU) 14개국은 일의 종료가 객관적으로 정해진 경우만 비정규직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 비정규직 비중은 자체 기준으론 32.5%지만 OECD 기준으론 22.3%로 대폭 감소한다. 기간제만 고려할 경우 비정규직 비율은 14.9%까지 떨어진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더불어 생산성과 무관하게 인상되는 연공형 임금체계가 계속되는 한 비정규직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직무급제를 도입해 과도한 정규직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중요한 일을 하는 비정규직도 정규직에 부합하는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