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안전점검 대기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중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20일 겨울옷을 두툼하게 차려입고 학교 측 안전점검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곤 교육, 책임소재 논란해소
“학생 안전 최우선” 공개 서한도

27일 포항 유치원·학교 정상화
피해 큰 학교는 분산 수업 진행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오는 23일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교사인 시험감독관이 지진 발생으로 학생 대피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을 정부가 지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21일 “이번 수능 실시에 있어 학생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시험장 책임자와 시험실 감독관이 학생 안전을 위해 ‘수능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에 따라 내린 판단과 결정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수능 시행 범부처 지원 대책을 발표하면서 시험장에 여진 발생 시 학생 대피 등은 시험감독관이나 교장인 시험장이 ‘1차 결정권자’라고 밝힌 것과 관련, 교사가 학생 안전을 우선해 내린 판단에 대해서는 국가가 대신 책임을 져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는 이와 함께 이날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지진 및 수능 연기로 인해 고생하셨을 전국의 수험생 및 학부모, 그리고 교육가족 여러분께 마음 깊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피해 및 복구 현황, 시험장 상태, 응시 여건 등 각종 사항을 철저히 점검해 안전에 한 치의 빈틈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27일부터 포항 장성초교와 장성병설유치원을 포함한 포항 관내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학사운영이 정상화된다”고 밝혔다. 21일 현재 포항 관내 휴업학교는 23개교로 줄었다. 장성초교·병설유치원은 학부모 대표와 분산교육·조기 방학 등의 조치를 협의 중이다. 장성초교는 지난 15일 포항 지진으로 건물 곳곳에 금이 가고 일부 기둥에 큰 결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관 등 건물 기둥 철근이 심하게 휘는 등 피해를 본 흥해초교와 병설유치원은 인근 학교의 남는 교실을 활용해 27일부터 분산교육 운영 방식으로 학사운영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본 전국 학교 및 교육시설은 234개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22개교가 응급복구를 마쳐 20일 현재 응급복구율이 94.9%를 기록했다. 흥해초교 등 피해가 심각한 학교는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재해특별교부금의 조기 집행 등을 통한 복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수능 연기로 인한 수험생들의 고충을 돕기 위해 지난 17일 개설한 ‘수능시험 연기 고충처리센터’를 통해 시험장 변경 사항과 수험표 재발급 등을 문의하는 354건의 문의사항이 접수돼 276건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자체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항공·숙박권 취소 수수료 피해 등은 관계부처와 협의해 지원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역 초·중·고교 등에 매년 516억 원을 투자해 내진 보강을 기존 계획보다 4년 앞당긴 2030년에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