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前회장 사돈 MB겨냥 주목

검찰이 17일 효성그룹 경영진의 계열사 등을 통한 비자금 조성 혐의를 포착해 서울 마포구 효성그룹 본사를 포함한 8곳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을 둘러싼 무수한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 김양수)는 이날 오전 9시부터 효성그룹 본사와 관계사 1곳, 하청 납품업체 2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또 비자금 조성에 역할을 했다고 판단되는 효성그룹 전·현직 간부 4명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효성그룹 경영진이 계열회사를 사실상 소유하며, 비자금 창구로 활용한 정황에 대한 단서를 포착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효성그룹 본사의 인사·총무 부서가 속한 지원본부 등에서 회계장부와 디지털 자료, 관계자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효성그룹의 비자금 의혹은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중공업PG 부사장이 형인 조현준 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건만 30여 건에 이를 정도로 각종 고발 사건이 현재 중앙지검에 계류된 상태다. 조 회장이 허위 계열사를 만들어 비자금 창구로 이용했다거나, 부실투자 등을 통해 회사에 수백억 원대의 손해를 끼쳤다는 게 주요 골자다. 검찰은 “특수4부에서 재배당된, (2014년 조 전 부사장이 형인 조 당시 사장을 고발한) 사건과 관련한 압수수색”이라고 말했지만 조 전 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지간이란 점에서 검찰의 효성 비자금 수사 역시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