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檢,‘비자금 의혹’본사 압수수색

조현문 前부사장 兄고발 사건
대기업 수사 본격화 관측도
“前前정부 수사와 이어질 것”

검찰이 17일 재계 순위 20위권인 효성의 본사 등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하며 검찰발 사정 정국의 ‘태풍’이 기업으로 몰아닥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총수 일가의 ‘내부 고발’ 등 30여 건의 고발 사건이 얽혀 있어 수사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지긴 했지만 이명박 정권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 그룹인 효성에 대한 공개수사 착수를 놓고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 김양수)는 이날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그룹 본사와 계열사 1곳, 납품업체 2곳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효성그룹에 대한 고발만 30건”이라며 “효성그룹 경영진 차원에서 계열사 등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잡아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 아들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친형인 조현준 효성 사장 등을 고발한 사건을 포함해 최근 참여연대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임명 뒤 조석래 효성그룹 전 회장 등을 고발한 사건까지 30건이 넘는 고발 사건을 더 이상 미뤄둘 수 없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효성 그룹 내 형제간 다툼은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맡았고, 이명박 정부와 효성이 ‘특수 관계’라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는 동안 각종 의혹만 낳은 상황이었다.

수사의 불가피성에 대한 검찰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대기업 수사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서울중앙지검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적폐 수사’에 올인하며 캐비닛에 넣어뒀던 기업 비리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향후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재계 관계자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 관계인 효성 그룹에 대한 수사가 전 정권을 겨냥한 수사와 맞닿아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