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대신 習 초상화 강요
중국의 종교탄압 ‘점입가경’

중국 내 사상 통제와 종교 탄압의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학 동창이자 룸메이트인 천시(陳希) 공산당 중앙조직부장이 ‘당 간부들은 신이나 귀신을 믿을 것이 아니라 공산당을 철저히 믿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최근 중앙당교 교장까지 겸직하게 된 천 부장은 16일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에 기고한 글을 통해 “어떤 간부들은 점점 공산당과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을 잃고 서방의 민주주의에 기울고 있으며 어떤 간부들은 마르크스주의와 레닌주의를 믿는 것이 아니라 신과 귀신을 믿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을 ‘자유주의자’로 위장해 온 이들은 당의 기본적인 정치적 위상을 지키는 데 대한 책임을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 주석은 갈수록 ‘사회주의와 당에 대한 충성과 믿음’을 강조하면서 사상의 자유를 옥죄고 있다. 최근에는 시 주석이 강력히 추진하는 빈곤퇴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가난한 기독교 마을에 십자가 등 기독교의 상징물 대신 시 주석의 초상화를 걸면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장시(江西)성의 한 가난한 농촌 지역 정부가 ‘종교 대신 공산당을 믿기’ 캠페인을 추진했고 이에 따라 수많은 주민이 종교적 상징물 대신 집에 시 주석의 초상화를 부착했다.

현지 주민들은 “지방 정부가 초상화를 걸지 않으면 지원금을 끊겠다고 말하며 강요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다. 시진핑 체제 이후 중국은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에 대한 감시, 감독 그리고 탄압을 강화해 왔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