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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겸수 강북구청장과 돌아본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3·1운동 발상지 ‘봉황각’ 등
근현대 역사유산 한데 묶어
북한산 자락 따라 코스 조성

포토존·체육공원 등 만들고
名所 도장 찍으면 맛집 할인
내년 우이역에 캠핑장 계획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 명소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관광벨트만 열 곳이 넘을 정도다. 모두 역사 유산들과 연계해 지역 곳곳을 관광지로 꾸민 곳으로, 각자의 매력을 홍보하며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서울 강북구의 역사문화관광벨트는 그래서 특별하다. 북한산을 배경으로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관광과 휴식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거기에 더해 강북구는 3·1 운동부터 대한민국 정부 수립, 6·25전쟁, 4·19혁명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곳이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이 “여기가 대한민국 원조 역사문화관광벨트”라고 강조하며 직접 관광해설사로 나서기도 한다. 구청장과 주민들의 애정이 자연스럽게 듬뿍 묻어나는 강북구 역사문화관광벨트의 매력을 지난 10일 우이동 봉황각에서 만난 박 구청장에게 들어봤다.

◇근현대사 유산과 천혜 자연환경의 결합=구는 지난 2012년 ‘북한산 역사 문화 관광 벨트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북한산 자락 순례길을 따라 우이동과 수유동 일대 18만㎡ 부지에 있는 근현대 역사 유산들을 묶어 1박 2일 관광 코스로 조성한다는 박 구청장의 구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3·1 운동 발상지인 봉황각, 민주화 성지인 국립 4·19 민주묘지, 대한민국 건국의 초석을 다진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16위 묘역, 근현대 자수 역사가 전시된 박을복 자수박물관, 소나무 1000그루가 울창하게 늘어선 솔밭근린공원 등을 한데 모으면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박 구청장은 “직접 이름을 붙이고 노후 시설을 정비하며 홍보했다”며 “관광 벨트라는 이름에 가장 걸맞은 장소가 이곳”이라고 자랑했다.

◇ 관광벨트를 빛내는 곳곳의 명소들 = 구는 2014년 10월 일제강점기에 동요 ‘반달’ 등을 지어 희망을 노래한 윤극영 선생의 생가를 기념관으로 리모델링해 개방했다. 같은 해 11월 삼양동에 체육 시설·휴게 시설·자연 학습장·산책로 등을 갖춘 체육 과학공원을 조성한 데 이어 2015년 4월 우이동 북한산 등산로 입구에 관광객들을 위한 ‘우이동 만남의 광장’을 열었다. 만남의 광장 포토존에선 북한산 봉우리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북한산 기슭에 있는 순국선열 묘역 16위 중 신익희 초대 국회의장,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 이시영 초대 부통령 등 ‘대한민국 최초’라는 상징성을 띤 인물의 이야기를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걸을 수 있도록 한 ‘초대(初代)길’은 꼭 들러야 할 명소 중 하나다.

지난해 5월 수유동 국립 4·19 민주묘지 북측에 건립된 근현대사기념관엔 ‘한국 광복군 서명문 태극기’와 광복군이 입었던 군복 등이 전시돼 있다. 박 구청장은 “자녀와 함께 교육 목적으로 방문하기 좋은 곳”이라며 “지역의 꿈나무들이 단체 관람을 오면 직접 해설사로 나서기도 한다”고 말했다.

◇ 오감 체험할 수 있는 ‘너랑나랑우리랑’ = ‘너랑나랑우리랑’은 지난 9월 21일부터 강북구가 관광 벨트 일대에서 선보인 특화 관광 상품이다. 박 구청장이 상품 이름부터 코스 선정에 이르기까지 각별히 공을 들였다고 한다.

국립 4·19 민주묘지를 시작으로 순국선열 16위의 묘지가 있는 북한산 초대길과 근현대사기념관, 소나무 쉼터를 지나 우이동 만남의 광장에 이르는 명소를 엮어 산책로를 조성했다. 각 구간을 방문할 때 스탬프를 받아 관광 벨트 내 음식점과 구내 백화점 입점 식당 등 30곳에 제시하면 5∼15% 음식값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관광객들이 단순 방문을 넘어 소나무가 우거진 북한산 자락에서 피톤치드를 마시며 대한민국의 유수한 역사 문화를 마주하고 맛있는 음식까지 맛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캠핑장과 농업 체험장이 함께할 미래=박 구청장은 내년 하반기 우이경전철의 종점인 북한산 우이역 일대에 가족캠핑장과 도시 농업 체험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관광 벨트와 결합해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박 구청장은 예상한다.

그는 “관광객들이 역사 유산을 돌아본 후 캠핑을 하고 다음 날 북한산을 등반하거나 도시 농업을 체험하는 1박 2일 코스가 되는 것”이라며 “지난해 근현대사기념관과 초대길에 수학여행 목적으로 방문한 학생만 30만 명이 넘을 정도로 관광자원이 우수하다는 건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궈낸 우리 역사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강북구만 한 곳이 없다”며 “관광 벨트가 청소년들의 대표 수학여행 코스이자 대한민국 역사 문화의 가치를 높이는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