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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차기 Fed의장 공식발표

파월 “통화정책 독립 전통따라
근거와 객관성 갖고 결정할 것”

美언론, 연임 실패 옐런의장엔
“경제 기초 강화에 공헌” 호평

2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지명된 제롬 파월(64) 현 Fed 이사가 첫 일성으로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중앙은행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최초의 여성 의장으로 연임에 실패한 재닛 옐런(71) 의장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금융위기를 돌파하고 미국 경제 기초를 튼튼히 하는 데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파월 지명자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차기 의장 지명자로 소개된 뒤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Fed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 힘이 닿는 한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능한 최대의 근거와 통화정책 독립이라는 오랜 전통에 기초한 객관성을 갖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출신으로 2012년부터 Fed 이사로 재직해온 파월 지명자는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2007∼2009년 경기후퇴 이후 완전한 회복을 향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금융 시스템은 10년 전보다 훨씬 강하고 더욱 탄력적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Fed 내에서, 우리는 통화정책 결정이 미국 가정과 사회를 위해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한다”며 “옐런 의장과 벤 버냉키 전 의장 아래서 연준 이사로 봉직한 것은 특권이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지명자에 대해 “그는 우리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잘 이해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동안 이룬 경제 성과를 지속하려면 건전한 통화정책과 신중한 금융감독이 요구된다”며 “우리는 강력하고 안정된 Fed를 이끌 리더십을 필요로 하며, 그가 바로 적임자”라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민간 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재무차관 등을 역임한 ‘비경제학자’인 파월 지명자는 금융 규제 완화를 옹호하는 친시장적이면서 중립 성향의 ‘비둘기파(통화 완화론자)’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미국 경제 회복에 따른 점진적인 긴축 기조라는 옐런 의장의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금리 인상 기조에 규제 완화 기대감까지 이어지면서 시장은 반색하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81.25포인트(0.35%) 상승한 23516.26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파월 지명자는 상원 은행위원회의 청문회를 거쳐 상원 전체 인준 투표를 통과하면 의장에 취임한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지난 2014년 Fed 부의장으로서 당시 버냉키 의장의 후임에 임명된 옐런 의장은 내년 2월 Fed를 떠나게 된다. 옐런 의장 시절 미국 실업률은 6.7%에서 4.2%로 떨어졌고, 경제는 완만하지만 성장세를 이어왔다. 버냉키 전 의장은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시장에 막대한 돈을 푸는 양적 완화 정책을 실시하면서 경제가 정상화되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작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옐런 의장은 2015년 12월 첫 정책금리 인상을 주도했고, 지금까지 모두 4차례 금리를 올렸다. 로이터는 한 경제 분석가를 인용해 “옐런 의장은 매우 세련되고, 신중하며 존경받을 만한 리더였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가장 전통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지난 4년간 Fed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옐런 의장이 약 40년 만에 연임에 실패하면서 “정치에 희생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