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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社, 종편 성장에 위기의식
사진 1장 60만원 ‘高價’ 판매
해외선 통째로 써도 100만원
“공영방송이 너무 폭리 취해”

“지상파 자료 사용료가 금값입니다.”

종합편성채널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외주제작사들이 지상파들의 견제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종편 프로그램 측에 자료 판매를 제한하고, 그나마 자료를 꾸준히 판매한 KBS 역시 턱없이 높은 가격을 매기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일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KBS의 드라마나 예능 등 2010년 이후 제작된 콘텐츠를 사용하려면 30초 당 120만 원 정도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 1990년 자료는 160%, 1980년대 자료는 180%로 사용료가 할증된다. 동영상이 아닌 스틸컷 1장을 쓰려 해도 기준 금액의 50%, 즉 장당 60만 원이다.

한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해외 방송사의 유명 다큐멘터리 1편을 통째로 써도 사용료가 50~100만 원 정도”라며 “지상파들이 그동안 누적된 자료를 갖고 있는 우월적 권리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KBS는 높은 사용료를 지불하면 자료를 내주지만 MBC, SBS의 자료는 사용조차 어렵다. SBS는 최근 들어 소통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MBC는 여전히 빗장을 걸어 잠근 상태다.

이에 대해 KBS 관계자는 “종편의 영향력이 커지며 그들을 경쟁 상대로 둔 지상파의 고민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자사 콘텐츠 사용료를 책정하는 것은 각 방송사의 고유 권한이다”는 입장을 취했다.

지난해 방송돼 큰 인기를 누린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사진)은 방송인 유재석이 진행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이 프로그램은 종편이 개국하기 전인 1990~2000년대 인기를 누린 가수들을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지상파가 보유한 자료 사용이 필수였다. 하지만 정작 이 프로그램에는 과거 콘텐츠가 거의 삽입되지 못했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유재석이 종편에 진출해 선보이는 첫 작품인 만큼 지상파의 위기의식이 높았다”며 “이 때문에 아예 자료 제공을 거부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사용료를 요구해 제작진이 수용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5년 전 개국 때만 해도 시청률 1%에 미치지 못하던 종편 예능 시청률은 평균 3% 안팎을 보이고 있다. 인기 예능의 시청률은 1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지상파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위기 의식을 느낀 지상파는 종편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정당한 자료 사용 기회에 제한을 두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외주제작사 대표는 “과거 방송된 예능이나 드라마 다시보기 서비스의 가격은 500~1000원 수준인데 종편에 납품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지상파의 자료를 쓰려면 1분 안팎만 사용해도 300만 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물론 각 지상파의 고유 재산이지만 공영 방송이 지나치게 폭리를 취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