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신시대 총설계사’불려

‘마오쩌둥(毛澤東)의 중국 건국 시대’와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시대’를 넘어 새로운 단계인 ‘강력한 시진핑(習近平)의 중국’ 시대의 막이 오르고 있는가. 지난 18일부터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리고 있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는 24일 오전 폐막을 앞두고 당장(黨章·당헌) 수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24일 당 대회 폐막과 함께 ‘시진핑 2기’가 출범하고 이어지는 25일 첫 공식 일정인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에서 정치국원과 상무위원을 ‘선출’한 뒤 회의를 마친 후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새 지도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당 대회에서 통과될 새로운 당장에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 삽입될 전망이다. 지난 18일 당 대회 개막식에서 밝힌 시 주석의 보고 내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은 당 대회 기간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포함한 6명의 상무위원이 일제히 언급했다. 이는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두 전임자와 달리 시 주석의 이름이 직접 당장에 들어갈 것이 유력함을 보여준다. 이럴 경우 시 주석은 마오쩌둥급으로 올라가게 된다. 이미 시 주석은 ‘신시대의 총설계사’로 불리며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 불리는 덩샤오핑과 비견되고 있다.

시 주석은 덩샤오핑이 세워놓은 당 원칙을 깨면서 덩을 넘어서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집단지도체제, 격대지정(隔代指定),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 도광양회(韜光養悔) 등 과거 덩이 세워 놓은 기본적인 국가 운영의 틀을 뒤집고 있다.

후계자로 지목된 바 있는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와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서기가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면서 전전임 최고지도자가 한세대를 건너뛰어 후임을 지목하는 격대지정의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만약, 시 주석이 집권 2기 동안 후계자를 내세우지 않으면 장기 집권과 함께 집단지도체제의 근간도 흔들리게 된다.

또한 시 주석은 조용히 힘을 기른다는 ‘도광양회’의 외교 원칙을 버리고 ‘대국으로서 할 일을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생선만 잘 잡으면 된다’는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을 버리고 ‘사상 투쟁이 중요하다’고 못 박은 바 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