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에 논의 시작 공식 제안
자강파 강한 반발에 난항 계속
한국당, 내일 朴출당 논의 착수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이 자유한국당 측과 ‘보수우파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구성을 본격화하고 한국당이 이르면 17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박근혜 전 대통령 징계 논의에 착수하는 등 보수통합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자강파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해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만의 통추위 구성 가능성이 점쳐진다.

16일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이 최고위원회에 통추위 구성 논의를 시작하자고 공식 제안했지만 당내 자강파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통합파 의원들이 머지않아 독자적으로 통추위 구성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식 안건으로 올려 논의를 시작하더라도 통추위 참여 여부를 결정할 최고위가 자강파 위주로 구성된 만큼 당 차원의 참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통합파 측의 황영철 의원은 ‘통합파가 자체적으로 통추위에 참여할 수도 있냐’는 질문에 “일단 통합파 의원들이 다시 모여서 의견을 나눌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은 오는 17일이나 18일 윤리위를 열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윤리위는 지난달 13일 혁신위원회의 권고대로 ‘자진 탈당’을 권유할 가능성이 크다. 당규에 따르면 탈당 권유 의결 통지를 받고 열흘 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제명 처분되는 만큼 박 전 대통령은 출당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 시나리오로는 현재로서는 ‘당 대 당 통합’보다는 일부 의원들이 탈당 후 한국당에 합류하는 ‘부분 통합’이 유력한 상황이다. 탈당 방식으로도 한 번에 탈당하는 ‘원 샷’ 방식으로 갈지, 일부 선도 탈당 후 단계적 탈당 방식으로 갈지는 미지수다. 다만 시기적으로는 바른정당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 시한인 오는 27일 전에는 가시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내에서는 보수통합론 소용돌이 속에 있는 바른정당 자강파 혹은 잔류파들을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보수가 극단으로 치닫고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이 동요하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바른정당과 함께 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철·이근평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