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정부 공무원 개혁 반발
“처우개선 大選공약 이행”주장
학교·병원·공항 등 운영 차질

프랑스의 공무원노조들이 10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공무원 정책과 노동 개혁에 반대해 대거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노동총동맹(CFDT)과 노동총동맹(CGT), 노동자의 힘(FO) 등 540만 공무원이 소속된 9개 공무원노조는 이날 하루 총파업을 단행했다. 정부 추산 20만 명(노조 추산 40만 명) 이상의 공무원들이 파리, 리옹, 스트라스부르 등에서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 공무원들이 이처럼 합동으로 대규모 총파업 투쟁에 나선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 중인 공무원 감축과 임금 동결에 반대하며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사회보장세(CSG) 증액에도 크게 반발했고 또한 새 정부가 추진 중인 연금개혁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공무원들은 시위에서 “대통령의 공무원 감축 공약과 사회보장세 증액 등의 정책 추진으로 공무원들의 근로 조건이 열악해지고 있다”며 “대선 공약으로 공무원 처우 개선을 약속해놓고 이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비대한 공무원 인력을 12만 명 감축하고 절감한 예산을 경제활력 제고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프랑스 정부는 앞서 공무원 1600명을 감축하고 공무원 임금을 동결해 내년 예산에서 총 160억 유로(약 21조4000억 원)를 절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총파업으로 항공기 운항과 국공립 학교, 병원 등의 운영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CGT 측은 “정부가 우리의 메시지를 듣고 새로운 제안을 내놓길 바란다”고 했고, 정부는 “경청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위 규모가 정부 정책을 바꿀 만한 규모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몇 십 년간 프랑스는 부채가 늘어나고 일자리 부족에 시달리는 등 심각한 경제 침체를 겪었다. 지난해 프랑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7207달러로, 4만2893달러인 독일보다 현저히 낮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3만8037달러보다도 낮았다. 경제 침체와 양당 구도에 지친 프랑스는 38세의 젊은 마크롱을 대통령으로 선택했고,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후 노동개혁, 연금개혁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마크롱 대통령은 양당 정치를 개조하는 것뿐 아니라 포퓰리즘을 지양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독려해 프랑스를 ‘현대 자본주의의 위기’에 대응하는 모델로 만들고 싶어 한다”면서 “그러나 그 혼자 할 수는 없다. 마크롱 대통령이 개혁에 반발하는 국민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그와 프랑스의 장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