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가 오는 2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학비연대 산하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5만 명 조합원 중 3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주최 측은 예상했다. 학비노조 조합원들이 대거 총파업에 참여할 경우 ‘급식 대란’ 등 전국 학교 행정에 또다시 파행이 우려된다.

학비연대는 1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8월 교육부 및 교육청과 집단교섭을 시작한 이후 총 8차례의 교섭이 진행됐지만, 진전 없이 파행에 이르게 됐다”며 “2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학비연대는 그러면서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이 외면한 학교 비정규직 문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호소하고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청와대를 에워싸는 총파업 투쟁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비연대 집행부 18명은 근속수당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9월 19일 집단 삭발식을 한 뒤 27일부터는 시교육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 오후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서울)·장휘국(광주)·김석준(부산)·박종훈(경남) 교육감이 학비연대 농성장을 전격 방문해 설득을 벌였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김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새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는 이전 교섭과 달리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대표 위원을 정해 소통에 나서고, 통상임금 산정시간 조정 문제도 논의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단식을 멈추고 건강을 회복해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하자”고 밝혔다. 학비연대 측은 “단식 농성은 중단하겠지만, 사용자 측이 자신들의 요구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며 예정대로 총파업 강행 방침을 밝혔다.

학비연대는 “지난달 본교섭에서 교육청 측은 집단교섭 의제도 아닌 ‘임금산정시간 변경’(기존 243시간을 209시간으로 전환)을 해야만 근속수당 인상을 논의할 수 있다며 교섭을 파행으로 몰아갔다”며 “이는 노사 간 집단교섭 합의사항을 파기한 것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시키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학비연대는 정규직 대비 80% 임금 쟁취, 근속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