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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종, 이름거론에 심경토로
“단지 ‘좋은 일’에 동참했을 뿐
이러면 남아날 연예인 있겠나”

“무슨 특혜를 받았다고 화이트리스트라는 겁니까?”

21일 각종 SNS 등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 연예계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배우 A의 소속사 측은 “난감하다”며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 명단에는 A를 포함해 30여 명의 유명 연예인의 이름이 포함됐다. 배우 이덕화, 최수종(사진)의 이름이 직접 거론됐고 몇몇 유명 연예인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최수종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황당하고 속상하다”며 “한 정권에서 ‘좋은 일’을 했다가 정권이 바뀐 이후 ‘화이트리스트’로 분류된다면, 남아 날 연예인이 누가 있겠나”라고 항변했다.

이 화이트리스트는 공식 발표된 내용이 아니다. 실제 문건이라 하더라도 그 명단에 포함된 연예인들이 구체적으로 전 정권이 부여하는 어떤 혜택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연예인들은 이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는 이유 만으로 네티즌의 질타를 받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미 ‘주홍글씨’가 찍힌 모양새다.

하지만 최수종 외에 직접 이름을 내걸고 반박하는 이는 아직 없다. 문제를 제기했다가 괜한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화이트리스트로 지목받은 또 다른 배우 B의 소속사 역시 “억울하지만 우선은 침묵을 지키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며 “도대체 누가, 어떤 근거로 작성한 명단인지는 모르겠으나 절대 사실이 아니다. 또한 이 명단에 이름이 포함됐다는 이유 만으로 손가락질 받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라고 토로했다.

화이트리스트는 블랙리스트와 근본적으로 해석부터 달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블랙리스트의 경우 특정 연예인의 방송 출연을 막는 등 피해 사례가 명확하지만 화이트리스트의 쓰임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단순히 정부가 주관하는 국가 행사에 참여했거나 전 정권이 챙긴 봉사 단체에서 활동했다는 이유 만으로 혜택을 누렸다고 단정짓긴 어렵기 때문이다.

전 정권 하에서 활동이 많았던 방송인 C씨 측은 “연예인은 인기를 기반으로 살아간다. 권력의 입김으로 인해 아무리 출연 기회를 많이 얻어도 대중이 외면하면 여지없이 잘린다”며 “실제 정치권력이 자의적으로 작성한 화이트리스트가 존재하더라도, 전 정권의 화이트리스트가 현 정권의 블랙리스트가 되는 흑백논리는 곤란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