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3일 오전 경기 양평시 도곡리 경의중앙선 양평역과 원덕역 사이 선로에서 시운전 중이던 열차끼리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40대 기관사가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새벽 4시30분 양평서 추돌
자동정지 시스템 시험 도중
오작동 추정… 6명은 부상

출근길 운행 일시중단 혼란
잇단 철도사고에 불안 커져

경기 양평군 경의중앙선 선로에서 신호체계를 점검 중이던 시운전 기관차 간 추돌사고가 발생해 40대 기관사가 숨지고, 6명이 다쳤다.

13일 오전 4시 30분쯤 경기 양평군 경의중앙선 양평역과 원덕역 사이 구간 원주 방향 철로에서 기관사 박모(45) 씨가 몰던 시운전 기관차가 앞서 가던 시운전 기관차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이들 기관차는 신호체계를 점검하던 중이었다. 이 사고로 기관사 박 씨가 숨지고, 같은 기관차에 탄 이모(64) 씨가 크게 다쳐 헬기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중태다. 앞·뒤 기관차에 각각 탑승해 있던 기관사와 신호수 등 5명이 부상했다.

이날 사고는 강릉선 개통 전 ‘차상신호시스템(ATP)’이라 불리는 새로운 자동정지장치를 시험하던 중 발생했다. 이 장치를 점검하기 위해 기관차가 시험 운행을 하던 중 시속 50㎞ 정도의 속도로 달리던 기관차가 앞에 서 있던 기관차를 들이받았다.

코레일 관계자는 “ATP장치가 정상 작동했다면 앞에 정차 중인 기관차를 감지해 정지하거나 서행해야 하는데 이 장치가 오작동을 일으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호체계 점검은 기관차 2대가 양평과 원주를 오가며 앞 기관차가 멈추면, ATP에 의해 뒤 기관차가 자동으로 정지하는지 확인하는 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기관차2대를 운행하면서 자동정지장치를 끄고 켜는 것을 반복하는 신호체계 점검 중 사고가 난 것”이라며 “앞 기관차가 멈추면, 뒤 기관차에 1∼2㎞ 전부터 신호가 온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고로 양평~원덕 간 열차 운행이 이날 오전 일시 중단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최근 열차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열차 부품이 날아와 열차 창문이 부서지고 야생동물 충돌사고로 열차가 멈춰서는 등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시험 중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 3일에는 SRT 열차가 선로에 뛰어든 멧돼지와 충돌하는 사고로 열차 운행이 3시간 지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8시 7분쯤 부산역을 출발해 수서역으로 향하던 SRT열차가 경북 김천시 동산면 덕천리 서울기점 하행 220㎞ 지점에서 멧돼지와 충돌해 운행이 중단됐던 것. 사고로 열차 운행이 3시간쯤 멈췄고 KTX, SRT 열차 등 50여 편이 최대 1시간 30분 지연돼 승객 3만여 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