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性매매 왜 근절 못하나

점조직 영업… 검거 쉽지않아
마사지업소 신고만 하면 끝
행정기관서 폐업 조치 못해

외국인 여성 감금 성매매가 근절되지 않고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은 그만큼 국내 남성들의 수요가 많고 돈벌이도 되기 때문이다.

6일 부산지방경찰청과 경남지방경찰청 성매매 업소 단속 전담 경찰관 등의 말을 종합해보면 최근 검거된 여성의 70%가량은 태국 등에서 무비자로 입국한 동남아 여성들이다. 나머지 30%는 중국과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마사지 업소나 불법 성매매업소에서 성매매하다 적발되고 있다. 외국인 여성 성매수 비용은 성매매 시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8만~15만 원으로 국내 여성(15만~20만 원)보다 크게 낮다. 외국인 여성을 찾는 성매수남은 주로 내국인 남성이다.

외국인 여성은 성매매 대가로 손님 1명당 10만 원을 받으면 업주와 4 대 6, 5 대 5로 수익금을 나눈다. 통상 1명당 평균 5만 원 정도를 버는 것이다. 하루 많게는 10명 이상의 손님을 받는 여성도 있다. 이처럼 자국에서 일하는 것보다 쉽게 큰돈을 벌 수 있어 국내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성매매 외국인 여성들은 주로 90일 체류가 가능한 관광객을 가장하거나 예술·공연비자로 입국하고 있다. 국내에 있는 외국인 브로커는 현지 브로커와 연결된 SNS로 여성을 모집한 후 항공료 등을 대고 관광객 등으로 위장해 입국심사대를 통과시킨다. 이어 공항에서 픽업해 마사지숍이나 불법 성매매업소로 이송한다. 여성들은 돈 한 푼 안 들이고 입국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불법 성매매 업주들은 브로커에게 비행기 티켓값과 알선료 등으로 1명당 300만~500만 원을 건네, 데려온 여성들에게 수개월간 수익금을 주지 않고 일을 시키며 감금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들 외국인 성매매 여성에 대한 별다른 국내 처벌이 없는 것도 외국인 여성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다. 이들 여성은 성매매로 적발되더라도 불법 체류자로 출입국사무소에 인계돼 추방(5년 내 재입국 금지)되면 그뿐이기 때문이다. 한 경찰관은 “성범죄로 처벌하는 것보다 출입국관리법(관광 목적 외 체류 및 체류기간 경과) 위반이 더 중해 성범죄 처벌의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또 여성들을 감금한 성매매 업주와 브로커들을 ‘인신매매’가 아닌 형벌이 낮은 ‘성매매 알선’으로 처벌하는 것도 줄어들지 않는 이유다.

외국인 여성 성매매의 주요 핵심인 브로커는 예전에 마사지 업소를 운영한 인물이거나 성매매를 한 불법 체류 여성들로 점조직처럼 움직여 수사가 시작되면 자취를 감춰 검거가 쉽지 않다. 또 마사지업소는 편의점과 같은 자율업종이어서 업체를 차린 후 행정당국에 신고만 하면 돼 성매매로 적발되더라도 행정기관에서 폐업 등의 조치를 할 수 없는 것도 외국인 성매매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다.

따라서 외국인 여성의 성매매를 근절하려면 먼저 관광비자로 들어와 성매매에 나설 수 없도록 관련 대책이 마련돼야 하고, 성매매로 검거되면 업소를 폐업시키는 등의 행정적 보완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성매매 단속 경찰관은 “업소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필요가 있고 폐업 등 행정적 처분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박영수 기자 buntle@, 대구=박천학

부산=김기현·울산=곽시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