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수석·보좌관 회의 주재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외교·통일부 업무보고서
“창의적 외교”질책성 발언

任실장, 柳에 직접 전화해
미숙 대응 염려의 말 전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직접 문제 부처에 대해 ‘옐로카드’를 날리고 있다. 청와대는 ‘살충제 계란’ 파동 대처에서 문제점을 드러낸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외교부·통일부 업무보고에서 그동안의 외교 정책 추진 방식과 관련해 질책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직접 부처 다잡기에 나서면서 중앙 정부 부처들이 긴장하는 모양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4일 “청와대 주요 관계자들이 최근 대처 과정과 관련해 류 처장에게 염려의 말을 전달하고 철저한 대응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응에 미숙한 모습을 보인 류 처장을 크게 질책한 데 이어 청와대도 사실상 류 처장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참모들이 류 처장에게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을 문 대통령에게도 보고했다”며 “류 처장에게 전달된 말은 대통령의 뜻이라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 등이 류 처장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전해졌다.

류 처장은 살충제 계란과 관련해 사태 파악이 제대로 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국회에서도 “총리가 짜증을 냈다”고 말하는 등 잇따라 말실수를 하면서 야당의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청와대는 현재 류 처장의 즉각 경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임 실장은 지난 22일 국회 운영위에서 류 처장에 대해 “초기 업무파악이 부족하고 부적절하게 발언하는 모습으로 국민의 염려를 키운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좀 더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 업무보고에서는 그동안 대북·외교 정책과 관련해 아쉬움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기존에 했던 방식으로만 하지 말고 창의적 외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나친 강대국 위주의 외교 방식 등에 대해 사실상의 질책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는 말은 당연히 해야 할 책무인데 외국 정상이 하면 좋은 말이 되고 내가 하면 논란이 되는 이중적인 구조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강대국들이 짜놓은 틀에만 안주해 적극적인 정책을 펴지 못했다는 맥락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북한이 미국은 물론 일본과도 대화 채널을 가지고 있는데 그동안 우리 정부만 손을 놓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는 차원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고립무원’ 식약처장 야당의 사퇴 압박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로부터도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류영진(오른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굳은 표정으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