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경제계 달래기 목적
수입산 철강 조사 중단할 듯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공화당과의 유대관계 강화를 위해 세제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이기로 결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고위 관료들의 발언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이날 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과 백인 우월주의에 대한 모호한 입장 표명으로 인해 여당인 공화당과 경제계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거세게 일자 백악관은 존 켈리 비서실장 주도로 내부 질서를 회복시키고 세제 개혁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와 여당인 공화당 사이에서는 각종 이견 표출로 정책 우선순위 설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습관적으로 트위터에 즉흥적으로 글을 올리면서 정책 집행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백악관 내 고위 관료들은 트럼프 경제 민족주의의 설계자인 스티븐 배넌 수석전략가의 지난주 사퇴 이후 보다 원활한 정책 프로세스가 가동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으로부터 쉽게 지지를 얻을 수 있고 경제계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인세율을 35%에서 15%로 낮추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세제 개혁을 추진 중이다. 세제 개혁안이 의회를 통과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중 첫 입법 사례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배넌 전 수석전략가 등 백악관 내 경제 민족주의자들에게 떠밀려 외국산 철강에 대한 국가 안보 영향 조사를 실시하라고 실무 부처에 지시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경제계가 이를 반대하고 공화당 소속 의원들 역시 외국산 철강 조사가 철강 사용자와 경제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어 앞으로 외국산 철강 조사는 중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배넌 전 수석전략가는 19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상 어떤 정부도 내부에서부터 분열된 적이 없었다”며 트럼프 정부의 난맥상에 대한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따르지 않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