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식약처장은 어디에… 17일 오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영록(오른쪽)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앉아 있는 가운데 김영균(왼쪽)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이 일어나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산 농식품부·유통은 식약처
유기적인 관리 못하고 엇박자
이원화된 관리구조 개선 지적

文 특보단장 출신인 식약처장
3野 “코드 인사”… 사퇴 촉구

‘살충제 계란’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농수산식품 관계당국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야당에서는 이번 사태의 혼란을 가중시킨 류영진 식약처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고, 농식품부와 식약처의 혼선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식품안전에 대한 이원화된 관리 시스템도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농식품부의 살충제 계란 파문에 대한 전수조사 중간결과 발표를 접한 시민들은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있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시민은 “발표하면 뭐해요. 조사를 엉터리로 했다는 증거가 쏟아지고 있는데”라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조사하는 것이 중요할 거 같다. 더 불안해서 못 먹겠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인터넷에서는 “오늘부터 1개월 동안 계란 안 먹는다. 양계농장 전수조사를 다시 실시하라”거나 “정부도 무능하고, 우왕좌왕 전수조사 결과도 못 믿겠다”는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류 처장에 대한 사퇴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 야 3당은 일제히 류 처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류 처장은 본인이 감당할 수 없다면 빨리 그만두는 것이 국민건강을 그나마 지켜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특히, 류 처장이 지난해 총선과 올해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선대위원장과 특보단장을 지낸 전형적인 ‘코드·보은 인사’라고 비판하고, 경험과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즉각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사건은 그동안의 문제가 쌓여서 발생한 것으로, 처장 개인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임기도 7월 12일부터 시작해 지금도 업무 파악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벌써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농식품부와 식약처 간 ‘엇박자’ 대응이 사태를 키운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계란 생산 단계의 안전은 농식품부, 유통과 소비 단계의 안전은 식약처가 관할하는 체계 탓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처’로 격상하면서, 농식품부의 농식품 위생·안전관리 업무를 흡수하도록 했다.

그러나 농식품부와 농민단체들이 반발하는 등 ‘밥그릇 싸움’ 양상이 전개됐고, 결국 생산 단계의 안전은 농식품부, 유통 단계 안전은 식약처가 관리하는 ‘이원화 체제’가 구축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에만 책임을 묻는 것은 다소 아쉬운 면이 있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은 최대한 반영해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컨트롤타워 부재’라는 질타도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이번 사태의 주무부처가 농식품부와 식약처로 이원화돼 중복 발표가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국무총리가 범정부적으로 관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용권·김성훈·윤명진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