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NSC 상임위

거듭된 北도발에도 文 말 아껴
美와 공조… 강력한 압박 필요

청와대가 10일 북한군의 ‘괌 포위사격’ 예고 등과 관련해 오후 3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에서 연일 군사적 조치와 관련한 발언이 나오는데 청와대가 ‘한반도 위기는 없다’는 안이한 인식을 가지고 뒷북 대응을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괌 포위사격 계획 등을 보도하자 NSC 상임위 개최를 결정했다. 회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참석한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북한 전략군의 괌 포위사격 검토 발언 등이 나왔는데도 청와대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상황이 엄중하긴 하지만 한반도 위기설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다시 트위터를 통해 “미국 핵무기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밝히고 북한도 괌 포위사격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자 안보 상황 점검을 위한 NSC 상임위 개최를 결정했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날 “북한의 ‘서울 불바다’ 등 망언과 ‘선제적 보복 작전’ ‘괌 주변 포위사격’ 등 동맹에 대한 망발은 우리 국민과 한·미동맹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이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도 한반도 안보 상황과 관련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했지만 공개 석상에서는 이와 관련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전날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 때도 한반도 위기 등과 관련해서는 계속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이 ‘대북정책 운전대론’을 계속 주장해 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대응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적극적으로 공조해 북한에 강력한 압박을 가하는 모습을 보이든지, 문 대통령이 말한 대로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의 참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국과 북한의 갈등이 더 이상 고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적극적 역할을 하든지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국방정보국(DIA)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우리 정부는 여전히 이와 관련해 소형화 능력을 갖췄는지 확실하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