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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철호 동국대 교수, 문부성 발간 ‘아시아 지도’ 공개

“국경표시 붉은색에 독도 제외
日정부 영토 아님 인정한 셈
‘무주지선점론’ 비판할 사료”

19세기 후반 일본이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인식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일본 검정교과서가 발견됐다.

한국근대사 전공학자인 한철호(사진)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7일 “오카무라 마쓰타로(岡村增太郞)가 1886년 편찬한 지리교과서 ‘신찬지지(新撰地誌)’의 3권 중 아시아 지도에 일본의 국경이 붉은색으로 그어져 있지만 독도는 표시돼 있지 않았다”며 “일본 문부성도 독도를 일본영토가 아니라고 인정한 셈”이라고 말했다. 도쿄사범대 출신의 오카무라가 지은 ‘신찬지지’ 1권 중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해역에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일본총도(日本總圖)’는 2012년 국내 학계에 소개된 바 있다. 한 교수는 “1권은 인가제 교과서였지만 이번에 확인한 2∼4권은 일본 문부성이 검증한 교과서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오카무라의 지리 교과서는 검정을 받았기 때문에 개인적 견해가 아니라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할 때 내세우는 ‘고유영토론’과 주인이 없어 점유했다는 ‘무주지선점론’을 비판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 3일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가 개최한 월례발표회에서 공개했다.

신찬지지의 1권 중 ‘일본총도’는 조선 동해안에 이름이 적히지 않은 두 섬이 있는데 빗금을 보면 조선의 영역임을 알 수 있다. 3권의 아시아 지도에는 일본의 국경이 붉은색으로 그어져 있는데 남쪽의 오키나와와 쓰시마 섬부터 북쪽의 홋카이도(北海道)와 오늘날 쿠릴 열도로 불리는 지시마(千島) 열도까지 모두 일본 영토로 표시돼 있지만 울릉도와 독도 해역은 확실하게 일본 영토에서 제외돼 있다. 한 교수는 “일본총도가 독도가 조선 땅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간접 증거라면 이번에 발견된 신찬지지 3권의 아시아 지도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직접적인 논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경선은 보통 모든 지리 정보를 종합해 그린다는 점에서 당시에는 일본이 독도를 인식하지 않았다는 점이 더욱 명백해졌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메이지(明治)와 다이쇼(大正)시대의 대표적인 지리교육가이자 지질학자인 야마가미 만지로(山上萬次郞)가 1902년과 1903년에 편찬한 지리교과서와 부도는 채택률이 높았는데 같은 내용이 확인된다”며 “야마가미와 오카무라의 지리교과서와 지리부도는 단순히 개인적인 견해를 제시한 것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문부성의 검정을 받았기 때문에 일본 문부성도 독도를 일본영토가 아니라고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