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교사 임용절벽’

서울교대생 등 曺교육감 면담
“예년 기준 3분의2 확보” 요청

曺 “1교실 2교사 수업에 기대”
대통령 공약사항 추진 미지수

오는 11월 치러지는 ‘2018학년도 공립초등학교 임용 시험’ 서울지역 선발 정원 축소에 대해 임용 시험을 준비해온 교대생들과 교육계가 반발하자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선발 정원 수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이 3일 발표한 선발 정원이 105명(2017학년도 846명의 12.4%)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교대생들의 요구 수준으로 늘릴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4일 “교원수급 정책에 대한 최종 결정권한이 교육부에 있긴 하지만 교육청 또한 책임을 벗어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교육부만 바라보지 않고 교육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신문로 본청에서 서울교대 전영석 교무처장과 이재승 학생처장, 학생 대표 7명 등의 항의 면담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 교육감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초등 1교실 2교사 수업제’를 기반으로 선발 정원을 늘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문재인 정부의 ‘초등 1교실 2교사 수업제’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며 “공약에 따르면 1만5000명 정도의 교사 증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교대 학생 대표인 박한솔(여·22) 학생은 “시험이 100일도 남지 않은 지금 참담한 심정으로 700여 명의 학생과 사태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왔다”며 “교원수급 정책 실패의 책임을 학생들에게 떠넘기지 말고 예년 기준 3분의 2 이상 티오(TO·정원)를 확보해달라”고 말했다.

교육부도 “선발의 최종적인 책임은 교육청에 있지만, 교육청과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영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은 이날 “교육부가 학생 수 변동을 기준으로 초등교사 전체 정원을 배정하면, 교육청이 결원과 임용 대기자 등을 고려해서 신규 초등교사 선발 정원을 최종적으로 정하게 돼 있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교육청에 선발 정원 수정 권고를 할 수 있지만, 최종 판단은 교육청이 하는 것”이라며 “교육청과 협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청과 교육부가 선발 정원을 수정할 뜻을 내비쳤지만, 교대생들은 교육계의 뒤늦은 대응이라는 질책과 함께 선발 정원 수정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정다이(여·24) 서울교대 학생은 “교원 수급정책에 책임이 있는 교육청이 이전 정권의 압박 때문에 그동안 많이 뽑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교육부에 책임을 돌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또 “(임용 대기자 적체 등은) 지난해부터 이미 알 수 있었던 상황이고 우리도 여러 번 문제를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생은 “선발 시험을 코앞에 두고 교육부와 교육청이 선발 정원 확정을 놓고 책임 떠넘기기를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유진·전현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