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당선 뒤 차기대권 도전
시기 맞아 임기단축 부담 없어

기반 약한 국민의당·바른정당
호남·영남 성적따라 존립 기로

2018년 6·13 지방선거가 갖는 정치적 의미는 지방권력 재편 수준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향방을 가늠할 중간평가 성격을 띨 뿐 아니라 그 결과에 따라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 2022년 대통령선거 구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차기 광역단체장들이 임기 단축 부담 없이 2022년 대선에 도전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지방선거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야 잠룡들의 전초전 성격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6·13 지방선거는 무엇보다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중간평가를 받는 자리다. 지지율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계속 순항할지 여부가 그 결과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꾸로 야당들도 지방선거에서 회생의 계기를 잡지 못할 경우 존립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 지방선거 결과가 정계개편의 추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국회에서 10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과 달리 기반이 약한 국민의당(40석)과 바른정당(20석)은 당 존립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나마 의석을 확보한 호남에서 패배할 경우 차기 총선은 볼 것도 없이 당이 해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당과의 통합론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는 바른정당도 마찬가지다.

6·13 지방선거가 차기 대선 후보 등용문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제19대 대선 승리로 차기 잠룡들의 춘추전국 시대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 여권에서는 지방선거가 1차 여과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로 직결하는 서울시장이나 민주당 취약지인 영남권 등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끌어내는 후보들은 그 바람을 대선까지 이어갈 수 있다.

야권은 차기 잠룡 기근에 시달리고 있지만, 지방선거에서 새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일단 광역단체장 문턱만 넘게 되면 시·도를 이끌며 행정 능력을 입증하고 지도력을 발휘하면서 자연스레 대선 주자로서 발판을 다질 수 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