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때보다 진일보한것 없어”
국방위 의원들 ‘안이한 대응’
北核 용인론까지…우려 증폭

“관성적 안보관에 젖어 있어”
여당내서도‘인식전환’요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실험에 이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추가 도발 가능성까지 거론되지만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은 심각한 안보 불감증을 보여주고 있어 국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북한의 이번 도발은 기존 미사일 발사와는 다른 양상이며 기술도 진일보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실제 전쟁이 벌어지면 우리나라가 이긴다”는 등의 어설픈 논리로 안이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는 북핵 불가피론 혹은 용인론이 나오면서 국민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1일 민주당 내 한 중진 의원은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힘의 균형 내지는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화만 주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우리도 북한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독자적인 응징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의원도 “북한의 핵 개발 초기 단계였던 10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른데도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관성적인 안보관에 젖어 있다”며 “집권 여당으로서 급변한 상황을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앞서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31일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화성-14형의 기술 수준이 1차와 비교했을 때 진일보한 게 없다고 평가절하하는 등 국민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기보다 정부를 감싸기 위한 회의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이 북한의 도발에 우려를 표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안보태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집권 여당 의원들의 안이한 안보 인식이 혼란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회의에서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방어 무기가 전무한 북한은 우리를 당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건 너무 당연한데 단지 그들이 핵을 개발한다고 해서 우리가 너무 조급하게 모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국방위 소속 민주당 간사를 맡은 이철희 의원은 “장소를 바꾼 것, 야간에 쏘아 올린 것 말고 사실상 (화성-14형 2차 실험이) 1차에 비해 기술적으로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오히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나서 “(1차 발사)보다 사정거리가 (미 본토에) 확실히 가까워졌다. 엔진의 효율성을 높이고 탄두 부분을 300㎏ 정도 줄였다고 판단했다”고 답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