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재정硏‘임금 과세 보고서’

소득, 평균 50% → 100%로 늘면
조세격차 OECD 5배-韓 1.2배↑
저소득구간 누진성 많이 떨어져

고소득층에 대해 세금을 더 부과하는 ‘부자증세’만으론 한계가 있고, 소득이 높을수록 세금을 더 내는 ‘누진성’을 저소득층에도 강화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27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김빛마로 부연구위원과 홍민옥 공인회계사는 ‘조세재정 브리프’ 최신호에 낸 보고서 ‘임금소득 과세 2017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35개 회원국의 임금소득 과세에 관한 상세한 통계를 담아 발간한 ‘임금소득 과세 2017년 보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한국의 임금소득 과세 현황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OECD 회원국의 독신 가구·평균임금 근로자 기준 평균 조세 격차(인건비 중 근로소득과 관련한 소득세와 사회보장기여금이 차지하는 비율, 값이 클수록 세금 부담이 크다는 의미)는 36.0%였다. 한국의 조세 격차는 22.2%로 1년 전보다 0.18%포인트 상승했지만 35개국 중 30위로 세금부담 수준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였다. 한국의 인건비 중 소득세의 비중은 5.2%로 OECD 평균보다 8.2%포인트 낮았다. 칠레(0%)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한국이 다른 OECD 회원국과 비교해 임금소득 수준에 따른 세금부담 누진성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특히 저소득 구간 누진성이 OECD 평균과 크게 차이가 났다고 평가했다. OECD 평균의 경우 소득이 평균의 50%에서 100%까지 2배로 증가했을 때 조세 격차는 약 5%에서 26%로 5배가량으로 커졌다. 소득이 평균보다 낮은 저소득층에서도 소득의 차이에 따라 세금을 부담하는 누진성이 더 컸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 저소득층은 소득이 2배(50%→100%)로 커졌을 때 조세 격차가 약 17%에서 20%로 약 1.2배로 커졌다.

보고서는 “한국의 전반적인 세 부담 누진성은 상대적으로 약했고, 특히 저소득 구간에서 OECD 평균과 큰 차이를 보였다”며 “한국의 임금소득 과세 현황을 고려할 때 저소득 구간에서 누진성을 강화하는 세제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소수의 고소득층에만 적용하는 세율체계 개편만으로는 세수 증대나 소득재분배 기능 강화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