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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재생 발전비용 하락’따져 보니

일부 2022년이후 단가하락 주장
부동산가격 탓 韓엔 적용 어려워

태양광은 美 발전단가의 ‘1.7배’
발전소 인근 주민들 반발도 문제

정부와 환경단체들이 ‘탈(脫) 원전’ 정책 추진의 근거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계속 낮아지는 점을 앞세우고 있으나, 이는 기술력과 함께 발전소 설치에 드는 부동산 가격 등을 고려하지 않은 ‘사실 왜곡’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외국에 특화된 보고서만을 의지해 국내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다간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O)가 최근 발표한 한국의 대규모 태양광발전 균등화발전단가(LCOE)는 ㎿h당 176.34달러(약 19만7377원)로 미국의 102.56달러의 1.7배 수준이다. LCOE는 발전에 필요한 전체비용(원료·설치·유지·이자·폐기비용 등)을 발전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에너지의 효율성 판단 기준이 된다. IOE에 따르면 한국은 영국(203.66달러)이나 일본(290.33달러)보다는 LCOE가 저렴했지만, 이탈리아(169.11달러), 독일(157.13달러), 프랑스(160.68달러)보단 약간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풍력발전(육상)의 경우는 차이가 더 심해 한국이 ㎿h당 단가가 168.63달러인 데 비해 미국은 51∼79달러 수준으로 한국이 미국보다 최소 2배 이상으로 비싸다. 한국과 함께 일본(223.38달러)이나 영국(150.67달러)의 발전단가가 높았고, 프랑스(110.64달러), 독일(107.60달러), 중국(72∼81달러) 등은 LCOE가 저렴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격차에 대해 기술력의 차이도 있지만, 각국의 경제·지리적 특성이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의 경우 넓은 면적에 대량의 발전기를 설치해야 대규모 발전이 가능한데, 부동산 가격이 비싼 한국, 영국, 일본 등은 설치 비용 등이 경쟁력에서 다른 국가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은 발전소 건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다른 국가에 비해 심한 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환경단체들이 최근 미국 에너지청(EIA)과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 등이 내놓은 보고서를 근거로, 2022∼2025년쯤에는 핵발전이 액화천연가스는 물론 신재생에너지보다 더 비싸질 것이라는 예측 보고서를 내놓았는데, 한국적 상황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창섭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친환경 발전일지는 몰라도 소음 등 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들이 겪는 불편은 원자력 발전에 못지않다”며 “기술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비싼 땅값과 지역 주민 반발을 어떻게 무마하느냐가 더 큰 과제”라고 말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외국의 신재생에너지 LCOE가 싸진다고 한국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주변 환경을 생각하지 않은 지극히 단편적인 생각”이라고 경고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