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 넘는 ‘최저임금 보전’
대상·금액 사전에 파악 안해
헌법 ‘경제상 자유’에 어긋나

‘지원 대상 등도 파악하지 않은 졸속 행정의 표본이고, 한국 자본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헌적인 측면도 있다!’

1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저임금 보전을 위해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에 4조 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사전에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17일 고형권 기재부 1차관,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이 공동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고 있는 최저임금 관련 TF 1차 회의를 열고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방안의 효과적 설계를 위해 지원 대상, 지원 금액, 전달 체계 등과 관련한 기관별 역할 분담, 추진 일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원 대상, 지원 금액, 전달 체계 등에 대한 아무런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고 “국민 세금을 주겠다”고 덜컥 발표부터 했다는 것을 사실상 자인한 셈이다.

최저임금 보전을 위해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에 세금을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업체가 ‘조세 저항’에 준할 만큼 강력히 반발하거나, 지원 금액이 부족하다고 항의할 경우 정부가 내세울 뚜렷한 명분도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대책에 위헌적인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헌법 제119조 1항에 규정된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는 조항에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것이다. 국가의 경제에 대한 개입을 허용한 제119조 2항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한다’는 조항에도 이번 조치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