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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한 나라는 23개국이 맞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한 말이다. 야당 의원들이 OECD 35개 회원국 중 환경부가 물관리를 총괄하는 국가가 한 자릿수(문화일보 2017년 6월 7일자 11면 참조)에 그친다고 따져 묻자 받아친 것이다. 문화일보 추가 취재결과 김 장관의 주장은 거짓으로 확인됐다. 환경부가 자체 조사한 자료를 건네받은 국토부가 환경부 자료만 철석같이 믿어 벌어진 ‘사태’였다.

이 데이터는 환경부가 시간에 쫓겨 OECD 회원국들의 환경부 홈페이지를 위주로 ‘웹서핑’해 도출해 낸 결과로, 해당 국가 환경부가 물관리를 중심적으로 다룬다고 판단되면 ‘물관리 일원화 국가’로 분류했다는 게 환경부의 해명이다. 시간과 인력 부족으로 보고서 데이터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는 얘기다.

더 황당한 건 보고서 곳곳에서도 오류가 발견된다는 점이다. 일례로 환경부는 보고서에서 헝가리 환경부 홈페이지 화면 캡처와 함께 ‘헝가리는 환경부 중심으로 물관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캡처된 헝가리 환경부 홈페이지에는 영문으로 “헝가리 환경부는 지역발전부에 흡수됐다”고 적혀 있다. 심지어 헝가리 환경부는 ‘부’가 아니라 지역발전부에 흡수되면서 ‘환경처’로 강등된 상태였다.

환경부는 또 OECD 협조를 받아 전수조사 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화일보가 입수한 OECD ‘세계 물관리 현황 보고서’(2011년·2015년 실시)에는 환경부가 주장한 물관리 일원화 국가 23개 중에서도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7개국은 물관리 일원화 국가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잘못된 조사에 환경부는 “치수 정도는 다른 부처에서 맡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국회에 계류 중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는 국토부가 맡던 ‘수자원 관리 기능 전체(치수 포함)’가 환경부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환경부가 실수한 건지, 일부러 과장·조작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해명마저도 뒷맛을 쓰게 한다.

이해완 사회부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