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교육정책’ 토론회

“佛처럼 하향 평준화 초래
‘자사고 폐지’의 대학 버전
私學통제 교육기본권 침해”

여당의 교육분야 공약인 ‘대학입학 보장제’와 ‘상생대학 네트워크’가 대학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학 전체를 잠재적 범죄집단으로 매도하는 과도한 ‘사학 때리기’가 오히려 국민의 교육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상국 국가교육국민감시단 공동대표는 7일 서울 중구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의실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발제를 통해 “상생대학 네트워크 제안은 대학 평준화를 주요 골자로 한 ‘자사고 VS 혁신학교·일반고 구도’의 대학 버전”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정부 지원을 미끼로 대학들을 상생 네트워크에 가입시켜 평준화하려는 시도는 경쟁의 순기능을 무시하고 질 좋은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을 외면하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학입학 보장제는 일정한 기준을 통과하면 학생들이 희망하는 학부의 대학 입학을 보장하는 제도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제안된 것이 상생대학 네트워크”라며 “대학입학 보장제가 시행되면 대학이 하향 평준화되고 부실대학을 연명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프랑스 고등교육은 대중적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일반국립대학교’와 각 분야의 실무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집중적으로 함양시켜 전문 엘리트를 양성하는 ‘그랑제콜(grandes ecoles)’로 이원화돼 있다”며 “일반국립대학교의 경우 학생의 희망에 따라 대학을 선택하는 제도여서 학생 수는 증가하지만, 교육 환경이 떨어지고 학생들의 자질 면에서도 학사학위가 고등학교 졸업자격 시험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에서도) 경쟁시험을 통해 선발하는 그랑제콜 출신자들은 취업시장에서 일자리를 얻는 데 더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사학 손보기’를 교육개혁 우선 과제로 내세움으로써 국민의 교육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사학이 각자 특색에 맞게 교육과정, 학사일정, 교과서 등을 자유롭게 결정하고 다양한 교육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교육의 자유’와 연결된다”며 “사학 자유의 주체는 사립학교만이 아닌 교육 수요자인 국민으로, 사학의 자유는 교육 기본권”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미 교육과정 획일화와 학교 선택권 제한으로 교육 기본권의 자유를 제약당하고 있는데, 사학도 통제하는 것은 국민 교육기본권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공동대표는 “교육부문에 있어 문재인 정부의 ‘교육의 국가책임 강화’는 교육의 자유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획일적이고 평등한 교육을 ‘시혜적’으로 베풀겠다는 의미”라며 “시혜를 받는 학생들은 경쟁·노력하지 않아도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